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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김원기 의장에 '직권상정'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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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김원기 의장에 '직권상정' 압박

김의장 "적절한 선에서 처리" 모호한 답변만, 한나라 "실력저지"

4대법과 뉴딜 3법 등 쟁점 법안의 '연내처리' 마지노선인 30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했지만, 김 의장은 "적절한 선에서 처리하겠다"는 모호한 답만 남겼다.

이에 한나라당은 의장의 직권상정 등 여당의 강행처리를 대비해 실력 저지 방침을 재차 천명하고 있어, 본회의를 앞둔 국회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 김원기 "직권상정, 적절한 선에서 처리"**

28일 저녁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김 의장을 만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4대법과 뉴딜법 등을 내년으로 넘겨서는 안된다. 내년에는 경제중심으로 국정운영을 바꿔야 된다"고 주장했다고 김현미 대변인이 전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모임에서 "상임위, 대표회담, 4자회담 등에서 충분한 논의가 됐고, 상정의 명분도 쌓였다"라며 "더 이상 논의할 것은 없다. 논리는 소진되었다. 연내로 개혁법안을 처리하고 내년부터는 경제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 의장에게 4대법과 뉴딜3법의 직권상정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부영 의장도 "이념논쟁은 올해로 끝내고 내년으로 가야 한다"며 "이번 국회에서 국보법 등을 처리하고, 내년에는 노사정 대타협으로 가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국회의장의 신중한 의지도 표현이 됐고, 4자회담도 있었다"라며 "의장이 안을 내거나 직권상정을 해야 되지 않는가. 이제는 액션을 취해야 할 단계"고 압박했다.

이같은 요구에 김 의장은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 나로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처리하겠다"는 두루뭉술한 말로 답을 대신했다.

***천정배 "30일에 4대법 처리" **

천정배 원내대표는 전날 김 의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직권상정을 압박한 데 이어 29일에도 공개적으로 김 의장을 압박했다.

천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의장이 국회법에 따라 의사진행을 할 것을 기대한다"며 김 의장에게 쟁점 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재차 촉구했다. 천 대표는 "한나라당이 냉전수구적 자세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아 4인 대표회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협상에 임하지 않고, 운영도 가로막고 있어 다른 도리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대표는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국회 운영을 최종 책임진 의장께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치 않으리라 확신한다"며 "30일 본회의에서 파병동의안, 새해 예산안, 뉴딜 3법, 개혁법안 등을 모두 처리토록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합의가 되지 않은 법안들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길은 의장의 직권상정밖에 없어 김 의장의 '결단'만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의총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결의문 채택 등을 검토하며 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효과적인 경로를 모색중이다.

***박근혜 "우리에겐 선택의 길이 없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열린우리당이 쟁점 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에는 몸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어 본회의를 앞둔 국회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여당이 하라는대로 야당이 전부 해주면 싸움은 없을지 모르지만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 우리에겐 선택의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법은) 나라와 국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에 관한 문제인데도, 여당은 인신공격만 하고 있다"라며 열린우리당에서 전날 자신을 '유신공주' 등에 비유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이 4자회담의 결렬을 선언하면서 어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날치기 소동을 벌였다"라며 "4자회담 첫날 약속했던 여야 합의처리 정신을 배반하고 분별없이 행동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국회법의 기본정신은 여야 합의정신"이라며 "여당은 마치 날치기가 국회법인양 50년 헌정사에 유례없는 일을 하고 있다. 합의 약속을 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런 일을 하나"라고 재차 비난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여당이 강행처리를 하면 성경에 나와 있는 것처럼 선과 악의 싸움, 아마게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강두 최고위원도 "헌정사에 이런 여당은 없었다"라며 "자당내 일부 강경파도 이끌지 못하면서 4자회담을 제안해 놓고 모든 책임을 야당 대표에게 떠넘긴다. 이게 바로 맛 간 정치"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전여옥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에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예산-파병연장-민생법안에만 협조"**

이처럼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과 각종 민생법안의 처리에 관한 한, 우리당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보법 등 4대법안과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뉴딜 3법'의 단독 처리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원내대표는 의총 브리핑에서 "특정 정파가 불참한다 하더라도 예산안과 파병안, 민생법안 처리에는 참여하겠지만 4대 법안과 `뉴딜' 관련법을 단독 처리할 경우 동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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