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결렬의 후폭풍이 상임위의 법안 심사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간의 막말과 몸싸움 충돌로 현실화됐다. 28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는 '뉴딜3법' 중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양당간 막말속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천정배 "오늘은 표결 처리할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운영위원회는 속칭 '뉴딜3법'에 해당되는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을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라도 처리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의 육탄저지에 막혀 무산됐다.
천정배 위원장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개회,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과 민간투자법을 상정하고 표결 처리를 시도하려 하자 남경필, 이병석 의원 등 한나라당 운영위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천 위원장을 둘러싸고 표결을 저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 주변에 둘러서서 "의사일정이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간사들 간에 협의할 시간을 요청했지만, 천 위원장은 "자리로 돌아가면 협의할 시간을 주겠다"고 맞서 위원장석 주변에서 양당 대치가 시작됐다.
이에 자리에 앉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협의를 해주지를 않으면서 무슨 간사협의를 한다고 하냐"며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고성을 질렀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날치기당"이라며 맞고함으로 응수했다.
***여야간 막말 공방**
한나라당 의원들이 장시간 회의 진행을 저지하자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다"며 쏘아 붙였고, 이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의원의 인격을 모독하는 말은 조심해 달라"라고 받아쳤다.
남 의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남 의원에게 인격이란 게 있기나 하냐"고 맞서자, 남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상대방을 자극하는 말밖에 못하냐"며 "오늘 한 말에 다 책임을 지도록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두시간여 동안 "표결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달라"는 한나라당의 요청에 천 위원장은 "오늘은 표결처리를 해야 되는 날"이라고 맞서며 경위권 발동 등의 엄포를 놓기도 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협의 안된 내용을 상정하고 토의하자는 것은 우리의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회의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천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후 김원기 국회의장실로 찾아가 운영위 상황을 보고하고 "적법한 의사 진행을 위한" 질서유지권의 발동을 요청했지만, 김 의장은 이렇다할 답을 주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나라, "저지 조를 짜서 쟁점 상임위에 배치시키겠다"**
운영위와 유사한 상황은 국가보안법,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국민연금법 등을 논의하게 될 법사위 행자위 교육위 문광위 보건복지위 등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관련, 열린우리당은 해당 상임위의 법안심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법사위로 넘긴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운영위 정회 직후 긴급히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저지 조 편성'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김덕룡 대표는 "우리당의 단독처리가 가시화됐다"면서 "각 상임위에서 돌발상황이 벌어지면 신속, 기민하게 대응하고 즉시 나에게 연락하라"고 지시하는 등 강력 저지방침을 밝혔다.
남경필 수석부대표도 "오늘 하루 위원회가 없는 의원들은 조편성을 할 테니, 각 상임위에서 적절히 지켜 달라"며 쟁점 상임위에서의 집단적 실력 저지를 예고했다.
이에 반해, 민노당 심상정 의원은 "기권과 퇴장 등은 정상적인 투표(voting)행위라고 볼 수 있지만,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방해하는 것도 반대한다"라며 기금법 개정 등 '뉴딜3법'에도 반대하지만 한나라당의 육탄저지 입장에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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