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과 공전을 거듭한 정기국회에 이어 임시국회 일정마저 한나라당의 거부로 난항을 겪자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내부 분열상을 극복하고 대동단결해 현 국면을 돌파하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유시민 "요즘 국회는 '봉숭아학당' 방불케 해" **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국회가 '봉숭아학당'을 방불케 하는 꼴을 보이는 것은 한나라당의 규칙 파괴행위와 열린우리당의 오합지졸 행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은 다수의 지배라는 민주주의 일반원리를 부정하고 자기네가 합의해 주기 싫은 법안에 대해서는 토론할 기회조차 원천봉쇄하고 있다"며, 우선 법사위 회의장을 점거하며 회의를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곧 "원내에만 한정해서 본다면 지금 열린우리당은 질서가 없는 정당"이라며 비판의 초점을 내부에 맞췄다.
유 의원은 "대의와 명분이 실종된 가운데 누구의 평가와 통제도 받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모든 일을 자기 마음대로 처리한다면 그 정당은 제대로 된 정당이라 하기 어렵다"며 "내가 보기에 우리당은 아직 정당이라기보다는 임시적으로 만든 선거연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천정배 대표가 아무리 유능하다고 한들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있겠냐"고 반문해, 이같은 비판이 원내대표단 책임론으로 확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유 의원은 이어 "개성과 개인적 경험과 살아오면서 학습한 분야와 내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저런 내부 분란과 갈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한나라당의 이철우 의원에 대한 간첩 조작 공세를 함께 겪으면서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간첩파동을 계기로 단결력이 높아지고 있는 당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병헌 "보수세력은 인정 않고, 개혁 세력은 답답해 해" **
정기국회 원내 전략에 대한 좀더 신랄한 비판은 초선 의원의 입에서 나왔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바른정치실천연구회' 주최 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은 멀리보고 넓게 보는 역사적 시야 없이 당장의 비판적인 언론과 주위 여론에 위축돼 소심하고 소극적인 행보만 보였다"며 17대 첫 정기국회를 반성했다. 전 의원은 원내 부대표단의 일원이다.
전 의원은 "우리당은 국민이 1백52석을 만들어 준 것을 국민들의 구태정치에 대한 분풀이 정도로만 생각한 것인지 소심하고 눈치 보는 행보만 거듭하며 세월을 다 보냈다"며 "보수단체는 여당을 어떤 일을 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여기에 괜히 신경을 쓰다 보니 개혁이 뒷걸음쳤고, 이에 개혁진영은 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갖고도 제대로 하는 것 없이 한나라당에 끌려 다니는 것 같아 답답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어설픈 중도 정치가 개혁을 포기하는 방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당의 '선명성 유지'를 강조했다.
전 의원은 또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특정지지 세력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발언과 주장이 잇달았고 심지어는 야당과의 팽팽한 협상 전선에서 어이 없이 쏘아 올리는 공포탄과 같은 시의 적절하지 않는 주장까지 나오는 판"이라며 당론과 어긋난 '개인행동'을 하는 일부 의원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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