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이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간첩공세를 편 한나라당 방식을 "종교재판", "공안검사가 피의자를 취조하는 격"이라고 맹비난하고 이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종교재판이자 공안검사가 피의자 취조하는 격"**
원 의원은 14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미 재판이 끝나고, 이제는 사면복권까지 이루어진 이철우 의원을 놓고 근거도 없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행동은 도가 지나친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의원은 "이 의원과 관련한 이번 일들은 과거 재판을 받아 그에 따른 대가를 치룬 사안이고, 동시에 이 의원 스스로 현재는 이념이나 생각을 바꿨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불행한 시대상황 속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해 이념과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지금의 진실공방은 종교재판에 다름 아니며, 마치 공안검사가 피의자를 취조하는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철우 의원 사건은 우리가 껴안고 나아가야 할 시대적 아픔의 한 부분"이라며 "이번 이철우 의원을 둘러싼 공방은 우리 한나라당에게 이 같은 시대와 역사의 아픔, 그리고 역사적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말한다"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치유해야만 하는 소명이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단순한 진실공방에서 벗어나 시대적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역사적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대승적 견지에서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을 국민 통합의 과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우리 역사의 미래의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리더쉽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라고 공방 중단을 주장했다.
그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과거 공안검사의 취조실로 변조시키는 지금의 이런 공방에 국민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기도 했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해야"**
원 의원은 자신의 학생운동 경력을 소개하며, "과거에 주체사상에 경도된 사람들이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들의 말을 믿는다"라고 이 의원을 옹호하기도 했다.
원 의원은 "나는 국내에 주체사상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강철 서신' 김영환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었다. 학생운동 시절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시 그가 주장했던 '수령론' 등의 주체사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김영환에게 주체사상에 근거한 운동은 옳지 않다고 만류했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때 그랬듯이, 나는 지금도 주체사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라며 "나 역시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과정에서 주체사상에 경도된 사람들이 일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그들이 역사와 삶의 경험 속에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들의 말을 믿는다"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우리 사회에는 한때 주체사상에 경도되었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새로운 선택과 노력을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우리는 마땅히 포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르지만 서로 공존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바로 자유 민주주의적 리더십임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침묵하지 않았다"**
한편 원 의원은 그동안 색깔론을 강하게 비판해왔던 소장파 모임의 리더로서 활동해 왔지만 이번 사건과 관해선 공식석상에서 침묵한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듯,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일관되게 얘기해 왔다"라고 강변했다.
원 의원은 "이 글은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지금의 공방이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9일 있었던 한나라당 최고의원 비공개 회의를 시작으로 수요모임, 어제 있었던 한나라당 비공개 의총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내 모든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일관되게 발언했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의 당내 회의가 모두 비공개로 열린 관계로 언론으로부터 침묵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라며 "이번 일은 그 사안의 중대성을 비추어 볼 때, 언론에 먼저 이야기하기보다 당내에서 뭇매를 맞는 한이 있어도, 당내 공식 회의 기구에서 먼저 이야기하고, 우리 스스로의 반성과 변화를 호소하고, 또 촉구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그러나 "오늘 이렇게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어제 의총으로 인해 당내 공식적인 회의기구에서 저의 입장 표명과 문제제기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언론의 질문을 회피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