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정연주)가 내년 초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국민 대부분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반면, KBS 내부 구성원들과 언론학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으며 더욱이 요즘 다수 국민이 IMF사태때보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KBS계획대로 시청료 인상안이 내년초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 73% “인상 반대”, 내부 88%·학자 76% “찬성”**
이같은 사실은 KBS 산하 방송문화연구팀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동서리서치를 통해 지난 10월 22일부터 4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KBS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경우 전국의 성인남녀 2천5명을 대상으로 했고, 내부 구성원들은 팀장급(2백35명)·직원급(6백30명)으로 나눠 모두 8백65명을, 언론학자 모집군은 한국언론학회에 소속된 1백30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범위는 ±2.19%였다.
이 조사에서 국민 대부분은 KBS의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관련 질문에서 ‘적극 반대’는 42.8%였고, ‘대체로 반대’는 29.8%인 것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72.7%가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반면 KBS 내부 구성원들과 언론학자들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실제로 내부 구성원들의 경우 팀장급은 84.3%가, 평직원급은 92%가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고 있었다. 언론학자들도 75.8%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자들 "인상에 앞서 구조조정해야"**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에 있어서는 일반 국민들과 내부 구성원들 모두 ‘공정성과 독립성 강화’를 우선 순위로 꼽았던 반면, 언론학자들은 ‘구조조정 및 경영효율화’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공정성과 독립성 강화’ ‘프로그램 공익성 강화’ ‘구조조정 및 경영효율화’ ‘시청자 서비스 강화와 비전 제시’ ‘난시청 해소’ ‘과거 KBS에 대한 솔직한 반성’ 등으로 구성된 객관식 질문에서 일반 국민의 32.3%, 그리고 내부 구성원의 절반(팀장 56.4%, 평직원 51.4%) 이상은 ‘공정성과 독립성 강화’를 첫 손에 꼽았다. 그러나 언론학자들의 44.9%는 ‘구조조정 및 경영효율화’를 가장 시급한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었으며, 그 다음으로 ‘공정성과 독립성 강화’(30.3%)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KBS는 지난 1일과 2일 각각 이사회와 시청자위원회에 현행 월 2천5백원인 수신료를 1천5백원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안한 바 있다. 이사회는 지난 6일 비공식 간담회에 이어 앞으로 몇 차례 더 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KBS가 내년 초 발표를 목표로 작성 중에 있는 <KBS 10년 비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던 각종 여론조사 가운데 일부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는 다음 주쯤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 임원회의에 보고한 뒤 외부에도 발표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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