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도 4대입법 중 하나인 과거사법 상정을 둘러싼 여야간 몸싸움이 벌어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과거사법의 상정이 연기됐다.
***이용희 위원장, 상정 표결에 한나라 육탄저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과 민노당에서 발의한 '진실·미래를 향한 과거청산 특별법안'의 상정을 요구하는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인 이인기 의원은 "우리가 낸 과거사법이 교육위원회에 가 있는 만큼, 교육위원회와 같은 날에 상정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의 과거사 관련 법인 '현대사조사·연구를 위한 기본법안'은 학술원 산하의 현대사 연구가 골자여서 교육위원회 소관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열린우리당 간사인 박기춘 의원은 "교육위에서는 법안이 회부된 지도 모르고 있고, 우리 위원회는 이미 상정을 위한 준비가 다 돼 있다"면서 "교육위 일정에 우리가 맞춰 갈 필요가 없다"라고 상정을 요구했다. 민노당 이영순 의원도 "한나라당에선 예산 부수 법안이 아니라면서 토론하자고 하는데, 토론한다고 다른 안이 나올 것 같지도 않다"라고 가세했다.
여기까지는 법사위와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행자위 위원장은 법사위와 달리 열린우리당 소속이라는 것이 차이가 났다. 열린우리당 소속 이용희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표결처리 할 수밖에 없다"라고 표결선언을 했다.
찬성자로 열린우리당 위원 전원과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이 기립했지만 '반대하는 의원은 기립하라'는 이 위원장의 선언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이용희 위원장 자리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동시에 열린우리당 박기춘, 노현송 의원 등도 위원장 석으로 나왔고, 취재진이 몰려들어 순식간에 위원장석 주변은 난장판이 됐다.
***9일 오전 회의 소집으로 마무리, 한나라 "일방 상정 저지"**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이 "위원장이 날치기 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위원장은 "누가 날치기를 한다고 하냐"며 "다들 자리에 들어가 앉으라"고 촉구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에게 거듭 상정을 촉구하며 '교육위와 함께 올리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어거지 주장. 지연작전"이라고 공격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매번 그렇게 급하게 하려 하냐"고 반박했다.
결국 위원장과 양당 간사가 "9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라는 입장에 합의해 소란은 마무리 됐다.
그러나 "내일 상정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용희 위원장이 "일단 가봐야 알겠다"라고 확답을 하지 않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고,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내일도 상정을 강행하면 오늘처럼 막을 것"이라고 물리저지 방침을 밝혀, 9일 회의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전날 소위에서 한나라당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합의된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은 재석 19인중 찬성 13인, 반대 5인, 기권 1인으로 통과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상당히 반영돼 소위에서 합의한 안임에도 기권한 이인기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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