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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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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73>

좌절, 그 지혜로운 대처에 관해

저번 글은 언제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 좋으냐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로 살아가면서 커다란 좌절을 겪었을 때의 지혜로운 대처방안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IMF 이후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수많은 직장인들이 직장을 잃었고 그 뒤로 신용카드 문제가 악화되면서 우리 경제, 특히 내수는 활력을 잃고 말았다. 그나마 수출이 받쳐주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달러 약세로 인해 그마저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작년 초부터 필자는 우리 경제의 전망에 관한 글을 아예 쓰고 있지 않은데, 이는 향후 몇 년간의 경제를 어둡다고 판단했기에 그렇다.

먼저 직장을 잃게 되었을 때의 방안에 관해 알아본다.

직장은 양명(養命)의 근본, 먹고사는 것의 틀인데, 요즘 워낙 세상이 살벌해서 툭하면 권고사직이다 감원이다 하는 일들이 많다. 사실 사람더러 직장을 떠나라 하는 것은 '너 나가서 죽어라' 하는 얘기와 큰 차이가 없다. 즉, 직장을 잃은 사람은 대형 차사고로 중상을 입은 것과 같다는 말이다.

더러 유능해서 직장을 잃어도 금방 다른 직장으로 옮겨간다든지 아니면 마침 독립을 하려고 벼르던 차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런 사람 몇이나 될는지.

그런데 직장을 잃고 나면 그냥 놀 순 없으니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바로 자신의 사업이나 가게를 차리는 사람들이 실로 많은데 그야말로 위험천만이다.

생각해보라, 직장을 잃었다는 것은 대단한 흉한 일을 만난 셈이기에 현재 본인의 운세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건만 그런 일이 있고나서 얼마 되지도 않아 사업을 하거나 가게를 연다는 것은 재고해볼 일인 것이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퇴직금은 물론 집을 담보 잡히거나 더러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빌려서 하게 되는데 그야말로 실패해서는 안 될 인생의 승부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 승부수를 가장 악운(惡運)에 던진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의 확률도 낮아진다. 사업을 시작했다가 다시 어렵게 되거나 가게 문을 닫게 되면 정말 그 때는 아무런 대책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 실직으로 인한 고통은 그 자체보다도 그 이후에 실책을 범함으로써 더 가중된다.

운명학적으로 볼 때, 일단 실직을 당한 후 별 대안이 없고, 재취업도 어려운 사정이라면 일단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그런 악운이 닥쳤다면 그것은 최소한 3년에서 대개의 경우 6년동안 어려운 시기가 이어지는 법이다.

6년이라 했는데 가령 금년 갑신(甲申)년에 어려운 일을 당했다면 그 나쁜 기운은 오는 2010년, 경인(庚寅)년이 되어야 가시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전반 3년은 대단히 어려운 기간이고 그 후반은 서서히 운세가 호전되어 원래의 제 자리를 찾아가는 기간이 된다. 내리막 3년에 오르막 3년이지만 그 기간이 다 지나야 원 위치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몇 년 전인가 미국의 그런대로 좋은 기업들은 Early Retirement Program(ERP)라고 하는 조기퇴직프로그램을 지원할 경우 3년치의 급여를 주는 것을 보았다. 속으로 대단히 그럴듯한 액수라고 여겨졌다.

이 말은 내리막 3년을 당장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유급 휴가 받은 셈치고 받은 월급으로 생활을 하다보면 서서히 새로운 전망도 보이고 기회도 생겨나기 마련인 법이니 그 제도가 참 좋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봉급을 받고 살아가던 사람들은 매달 고정된 날짜에 통장에 급여가 찍히고 그것을 찾아서 쓰는 버릇이 있어 3년치 급여는 아니라 하더라도 다소 목돈을 받았으면 그것을 그냥 앉아서 쓰고있으면 불안해서 견디질 못한다.

특히 자녀가 중ㆍ고등학교에 다닐 경우, 교육비는 엄청나게 들어가기 마련인데, 실직을 당하면 앉아서 느긋하게 여유를 부릴 정신은 없고 그저 당장 사업을 벌이거나 가게를 열겠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말은 급하게 마음먹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은 의지가 있고 몸만 건강하면 어떻게 해서든 잘 살 수 있는 법인데, 당장 실직 후 대안을 찾는다고 찾은 것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되고 그 바람에 구렁텅이로 내몰리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는 너무도 흔하게 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급여로 생활하는 사람들, 대우가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타성에 젖어서 그만한 대우나 봉급을 받는 것이 자신에 대한 마땅한 예우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더러 속으로 직장을 그만 두고 사업을 하면 상당한 행운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정작 실직당한 후, 사업을 하거나 가게를 열어서 돈을 벌려고 해보면 단돈 백만 원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다만 실직 후에 목돈이 들어가거나 자본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고,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일이라면 당장 시작해도 좋다. 나아가서 새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떤 분은 좋은 직장을 다니다가 실직한 후, 답답해서 막노동을 하는 분도 보았는데 심신 양면에서 무척이나 바람직하다.

육체노동은 두 가지 점에서 우리에게 유익하다. 첫째, 몸을 써서 일을 하므로 건강이 좋아지고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니 겸손을 배우게 된다. 둘째, 몸만 성하면 언제든지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아무튼 실직했다면 결코 서두르지 말기 바란다. 있는 돈이나 받은 돈을 까먹고 있을지라도 어디까지나 여유와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대략 3년의 기간- 기다리면서 연구하다 보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정말 하고픈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 그리 어렵지 않게 새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좌절로서 요즘 흔한 일이 이혼(離婚)이다.

얼마 전이었다. 어떤 아가씨가 필자를 찾아와서 두 남자의 사주를 내밀면서 자신과 더 잘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판단해달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별 생각 없이 찬찬히 살펴본 다음 어느 한 사람이 아가씨와 더 맞는다고 얘기해 주었다.

그런데 잠시 후 필자는 대단히 놀라고 말았다.

그 아가씨 말로는 그런데요, 실은 이 사람이 아니라 저 사람과 지난 달에 결혼했는데 도저히 살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황당해진 필자는 “그래도 이왕지사 결혼을 했다면 잘 살려고 노력을 하셔야죠” 라고 얘기해 주었지만, 그 아가씨 아닌 신혼의 부인은 고개를 가로젓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필자가 잘 맞는다고 한 남자가 이혼만 하면 같이 살자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세상에 이럴 수가’ 하면서 아가씨 결혼이 장난이 아니고, 비용만 해도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그렇게 무책임한 행동이나 생각보다는 좀 더 냉철하게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일단 6개월은 지내보고 나서 결정하라고 얘기해주었다.

옛날에는 좋으나 싫으나 일단 결혼식을 올렸다면 무조건 함께 살았지만, 오늘날에는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혼이 너무도 흔해졌고 최근의 경제문제는 그런 경향을 더 가속화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혼을 한 후, 어떤 사람은 얼마 안 가서 재혼을 하는데 그 또한 실패를 반복할 확률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앞서의 실직과 사정이 동일하다. 이혼을 했다면 그로부터 빠르면 3년 대개는 6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이혼으로 인한 모든 문제점들이 정리되고 몸도 마음도 새로워지는 법이다.

사람들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 또는 나와 정말로 잘 맞는 짝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산다. 하지만 그것은 문자 그대로 환상에 불과하다. 사람은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면서 사는 것이지 천연 그대로 맞는 상대나 배우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의 오랜 경험에 의하면, 이혼한 후 다시 만나게 되는 이성 역시 저번의 헤어진 사람과 사주가 대단히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것은 사람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타입이 있다는 논리가 된다.

단지 앞 사람과는 서로가 성숙하지 못하고 잘 되지 않아 헤어진 것이고, 다시 만난 사람 역시 앞 사람과 무척이나 흡사한 사람이지만 잘 살 수 있는 것은 상대를 잘 고른 것이 아니라 그만큼 스스로가 성숙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내 짝은 없지요'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이 세상의 반은 여자이고 반은 남자인데 왜 그토록 짝을 찾기가 힘들까? 실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단지 스스로가 마음을 열고 사람을 대하지 않고 있을 뿐인 것이다.

이제 대충 정리하면 실직이든 이혼이든 인생의 힘든 좌절을 겪었다 하더라도 너무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여유로서 세월을 삭이다 보면 반드시 좋은 때가 절로 찾아오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겨울 지나면 절로 봄이 와서 그늘진 계곡에도 봄꽃이 만발하듯이 말이다. 좌절은 우리를 더욱 굳세게 만드는 명약(名藥)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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