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폐회를 열흘 앞두고 4대입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이 치열하다. 정기국회 초반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평행선 대립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오히려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김덕룡 "여당, 당권위해 4대입법 강행" **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30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4대입법 연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한 열린우리당을 "최소한의 정치 도의조차 없는, 염치없는 짓을 하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김 대표는 "열린우리당은 원탁회의에서는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해놓고선 이것을 뒤집고 야당 뒤통수를 쳤다"며 불쾌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대표는 또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4대법이 통과되면 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은 비판세력을 죽이고 친노세력을 키워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엉뚱한 꿈을 꾸며 4대법을 강행하고 있다"고 여권을 향해 연신 독설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3월에 있을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이번에 앞장서서 밀어붙이는 계파가 당원들에게 선명성과 개혁의지를 준다는 판단에 따라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민생경제는 안중에도 없고 머릿속에는 오로지 당권과 장기집권만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제 국민들도 여당이 왜 이러는지 짐작할 것"이라며 "4대법을 국민과 함께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부영 "몸으로 막지 말고 대안을 내놓으라" **
한나라당의 이같은 강공에 열린우리당은 "대안을 내놓을 것"을 거듭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이날 기획자문단 회의에서 "야당은 대안을 내놓고 여당의 안과 타협할 수 있는 의회주의를 존중할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의 말에서 "수 삼일 안에 결단할 수밖에 없다"던 전날의 강경함은 다소 누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대안을 내놓지 않고 몸으로 막겠다는 식은 안된다"며 한나라당의 태도를 비난했다.
천정배 원내대표 역시 "한나라당이 언론관계법과 과거사기본법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출했지만 사립학교법은 대안을 정식으로 제출하지 않았고 당내 사정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국보법 대안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빠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천 대표는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이 적어도 12월2일까지는 국보법 대안을 제출해야 마지막 1주일 간 토론할 기간이 있다"며 거듭 한나라당의 대안 제출을 재촉했다.
***사학측 접촉해 봐도 이견만 확인 **
'결사저지'를 다짐하는 한나라당의 반대도 반대지만, '4대 입법'에 대한 국회밖 반발도 열린우리당에게는 여전히 풀지못한 난제로 남아 있다.
이날 천 대표와 열린우리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4대 입법' 중 하나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사학 측의 반발을 무마해 볼 요량으로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장, 서경석 조선족교회 목사 등 종교계 사학관련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서로간의 의견 차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이 자리에서 천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개혁입법 전반에 대한 이해도 없이 신기루를 놓고 이해 당사자들이 정치적으로만 대립하고 있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열린우리당의 '4대입법'에 관한 일각의 무조건적인 반대에 불만을 표했다.
천 대표는 "사학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여야 사립학교의 건전 운영에 더 많은 발전이 있을 수 있다"며 사립학교 개정안에 대해서도 사학 측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조용기 회장은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개정안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빙자해 사학의 기본적인 운영체계를 바꾸려는 법안"이라며 "근 10년동안 교원집단의 줄기찬 주장들을 글자하나 틀리지 않게 반영한 법안이 국가 경영을 책임지는 여당 안이라는데 경악했다"고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사학은 자율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기존의 규제도 너무 심하다"며 "열린우리당이 마련한 조문은 사학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묶으려는 법 내용으로 교육을 위한 법은 아닌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지 의심스럽다"며 그간 불만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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