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경기부양수단으로 동원하려던 재경부에 제동을 걸었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에 미치는 재경부의 입김을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김근태 "국민연금 독립성과 안정성 보장" **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재경부의 기금 운용은) 적절하지 않았고, 물의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기금의 투자처와 사용처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부처가 아니라) 기금운용위"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재경부의 당초 방침에 대해 "하나의 아이디어로 제기되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재경부는) 연금운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 선으로 그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 장관은 "국민연금이 부실하게 운용될 경우 최종 지급책임은 정부가 져야 하기에 (국민연금 운용에)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여러 부처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포트폴리오 구성 등 구체적 운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금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연금 재정의 안정성이 확보돼 있느냐 하는 것'과 '연금이 정부, 특히 경제부처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용됨으로써 손실이 생기는 게 아니냐'라는 것"이라며 "수익성만 따를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안정성이 운용의 제1원칙"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 정형근 "김근태, '빽'한 거 아니냐" **
김 장관의 이같은 입장 천명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연기금 발언' 사건으로 불거진 김 장관과 재경부의 '갈등설'을 부추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김 장관의 연기금 관련 발언은 원칙이 있고 소신 있는 말씀"이라면서도 "그런데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 여러 어려운 사정이 있었겠지만 원래 입장에서 '빽(back)'한 것이 아니냐"며 김 장관을 자극했다. 정 의원은 또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김 장관의 연기금 발언에 대해 '정치인 출신이어서 그렇다'고 평한 데 대한 반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안명옥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국민연금 활용에 대한 정책을 놓고 중구난방으로 발언하는데 심각하게 자제돼야 한다"고 정부를 비난하며 김 장관의 동의를 구하려 애썼다.
이에 김 장관은 "잘 모르겠다" 정도의 짧은 반응으로 상황을 피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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