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전 시리아 민중봉기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유혈사태인 '훌라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엔이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시리아 현지의 유엔 감시단은 이번 학살의 사망자가 108명이라고 당초보다 늘려 발표했으며 이중에는 어린이 49명과 여성 34명이 포함되는 등 피해자는 대부분 노약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이번 학살을 자행한 것은 반군세력이지 정부군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했다.
◇안보리, 규탄 성명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리아 동맹국인 러시아를 포함해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모두 동의한 이 성명은 학살을 부른 공격이 "주거지에 대한 일련의 정부측 대포 및 탱크 포격과 관련돼 있다"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해당 지역의 중화기 철수를 촉구했다.
성명은 또 "안보리 이사국들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모든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면서 "폭력행위를 자행한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어린이가 다수 포함된 `훌라 학살'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었다.
러시아는 당초 학살의 배후에 시리아 정부가 있다는데 의문을 제기하면서 성명 채택을 거부하다 현지 감시단의 설명을 들은 뒤 동의했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전했다.
◇108명 사망·300명 부상 = 시리아 현지에 파견된 유엔감시단 단장인 로버트 무드 소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이번 학살로 모두 108명이 목숨을 잃고 300명이 부상했다고 애초보다 피해 상황을 늘려 보고했다.
피해자 중에는 어린이 49명과 여성 34명이 포함됐다고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의 대변인인 아마드 파지가 AP통신에 밝혔다.
무드 단장은 앞서 유엔감시단이 훌라 지역을 방문해 92구의 시체를 확인했다면서 10세 이하 어린이 32명과 노인 6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었다.
무드 소장은 이날 회의에서 유엔 감시단이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대포와 탱크의 탄피를 확인했다면서 희생자들이 유산탄 파편과 조준사격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무드 단장은 이어 시리아 정부에 중화기 사용을 중단하고 모든 정파에 어떤 형태의 폭력행위도 멈추라고 촉구했다.
◇시리아 정부는 부인 = 시리아 당국은 27일 자국 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반정부세력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폈다.
시리아 외교부의 지하드 막디시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정부군이 현지 기지에 머물고 있는 동안 박격포와 중화기, 대전차용 미사일 등을 동원한 수백명의 무장세력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9시간이나 교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정부군은 장시간의 교전 끝에 무장세력을 격퇴했고 이 과정에서 3명의 병사가 숨지고 16명이 다쳤지만 기지를 떠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막디시 대변인은 "시리아 탱크나 대포는 학살이 저질러진 곳에 진입하지 않았으며, 군은 자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기지를 떠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막디시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들의 학살극'이라는 말로 무장세력들로 책임을 돌렸으며, 언론과 서방관리 등이 시리아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정당화하려고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아랍연맹은 이번 학살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외무장관회의를 소집하기로 했으며 회의는 내달 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것이라고 dpa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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