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 재허가 보류 결정에 따라 오는 15일 방송위원회에 출석해 각종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SBS 내부에 노조를 중심으로 한 자정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대주주에게 ‘방송독립 보장’ 요구 공문도 발송**
SBS노동조합(위원장 민성기)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부터 노조 홈페이지(www.sbsunion.or.kr)에 지배주주인 (주)태영을 포함한 대주주들의 방송제작에 대한 압력·청탁 등의 불공정 방송사례를 고발할 수 있는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최근 방송제작과 관련해 대주주와의 유착 의혹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대위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키로 의견이 모아졌으나 이를 증명할 근거자료 등이 부족해 규명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신고센터를 설치하게 됐다”며 “불공정사례에는 대주주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제작에 있어 출연자 섭외 때 외부로부터 무리한 요구를 받은 사례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또 “회사측에는 이러한 문제제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촉구하는 한편 방송사의 주주사로서 사회적 공기인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는데 주주들도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하는 취지의 공문을 (주)태영을 비롯한 대주주 법인에 11일 오전 공문으로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SBS노사는 지난 4일 타결된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합의에 따라 9일 첫 회의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물은 생명이다’ 캠페인의 향후 운영계획 △2004년 가을 개편에 대한 평가·점검 △매체비평 프로그램 신규편성 기획에 대한 검토 △4대 개혁 입법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아젠다 설정 프로그램 검토 등의 안건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도 했다.
***노보 통해 “윗선 의중 따라온 지난날 반성” 촉구하기도**
한편 노조는 지난 11일자로 발행된 노보를 통해 “SBS는 지금까지 ‘윗선’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활개친 결과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며 “이 시국에 감히 누가 윗선을 운운하지는 못하지만 이제까지 해 온 관행이 있고, 이제까지 당해온 습관이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보는 “위기를 맞게 된 데에는 윗선의 뜻이라는 한 마디에 맥없이 또는 별 저항 없이 동의해 왔던 구성원들의 책임도 만만치 않다”며 “이를 인정하든 하지 않든 ‘책임의 경중’은 있겠지만 이점이 억울하다고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평가했다.
노보는 이어 “(각 부문 편성위원회 설치로) 보도영역의 경우 당일 주요 아이템이 결정되는 간부회의에 평기자 대표들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전날 보도를 평가하게 된다면 윗선의 지시나 윗선의 지시임을 빙자해 특정 아이템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일이 불가능해 질 것”이라며 “제작영역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로 체념해 온 간접광고(PPL), 특정기업 이해관계 끼어들기 등의 제작관행이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고, 광고주의 간섭은 더 이상 수렴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보는 “중요한 것은 윗선의 의중이라고 하면서 현장에서 무비판적으로, 또는 관행적으로 관철돼 왔던 모든 문제가 앞으로 편성위원회의 논의 대상이요, 그것이 합리성과 민주성을 상실했을 때에는 혁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라며 “구성원들이 이러한 점을 바로 인지해 나간다면 SBS가 오늘의 위기를 더 이상 맞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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