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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타협할 수 있으면 2보도 양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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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보법, 타협할 수 있으면 2보도 양보 가능"

[릴레이 인터뷰] 우리당 유재건, "북한붕괴 美목표 아니다"

"국보법 개정과 폐지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단어의 싸움일 뿐이다. 우리당이 당론으로 정한 것을 개정으로 봐도 되고 폐지로 보지 않아도 된다. 이런 논쟁이 법 논리싸움이 아니라 정서싸움으로 변질됐다."

열린우리당내 중도보수 모임인 '안정적개혁을위한모임'(안개모)의 좌장격인 유재건 국방위원장은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국가보안법 처리 문제를 두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과정"을 유달리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다른 개혁 법안에 관해서도 "야당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걸러내려면 자연히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혀 당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개혁법안 처리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타협만 된다면 1보 아니라 2보씩이라도 양보"**

유 위원장은 1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국보법 관련해서 한나라당에도 서너 가지 다른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쪽에서 정리해서 내 놓으면 토론하는 가운데 우리당의 형법 보완안을 조금 더 설득해서 변질될 수도 있겠다고 본다"고 밝혀, 열린우리당 당론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절충될 여지를 넓게 봤다.

유 위원장은 폐지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협상 테이블에 전향적인 개정안을 갖고 나올 경우에는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유 위원장은 "1보씩 양보할 수 있고 2보씩 양보할 수도 있다"며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민을 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그렇게 하면 개혁 못한다거나 한나라당과 무슨 합의를 하냐는 식의 반론이 있는데 해 보지도 않고 그런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타협불가, 단독 처리 불사'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비민주적 절차를 감수하고서라도 지고지선이라고 해서 단독이라도 해야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며 당내 개혁파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유 위원장은 천전배 원내대표가 개혁법안 연내 처리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는 "조직의 총 책임자로서 그런 점을 강조하면서 단결을 도모하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천 대표가 무대포거나 비합리적인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해 천 대표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NSC 권력기관이란 생각 죽어도 말아야" **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한미의원외교협회 회장인 유 위원장은 여권내 대표적 '외교통'으로 꼽힌다.

유 위원장은 부시 미대통령의 재선 이후 한나라당이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무책임하게 '대통령 바뀌었으니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은 그대로 부시"라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각료 배치를 봐야겠지만 거의 대부분 우리와 여러 번 회의 했던 사람들로, 권투할 때 서로 팔 길이 재보는 것같은 일을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했다"며 "오히려 가는 것보다는 현재 라인이 부시 2기 행정부 초기 1년 정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유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NSC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선 "NSC가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것 때문에 각 부서가 자연스럽게 보고하게 되는데 이것이 옥상옥으로 권력기관처럼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NSC는 좀 더 긴밀한 관련 부처간 역할 분담을 하는데 전념하고 권력기관이라는 생각은 죽어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자문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유 위원장은 부시 재선 직후 미국기업연구원(AEI) 에버스타트 연구원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낙선을 바란 청와대와 NSC 인사를 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이런 얘기가 자꾸 되면 사람인지라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미 정부 사람들의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의혹은 자꾸 증폭 마련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동맹 정상화를 바란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이런 요소가 있구나'오해할 수 있다"고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겁먹고 허둥지둥할 것은 아니다"라며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예전부터 알던 사람으로 미국 국무성 문 앞에도 안 가본 학자도 아니고 연구원일 따름"이라고 일축했다.

***"김정일 체제 붕괴는 하나의 가설일 뿐" **

유 위원장은 "체제가 무력으로 갑자기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민중 봉기로 김정일 이후 새 지도자가 나온다고 더 나은 사람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며 "체제의 붕괴는 하나의 가설이지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한 당시 부시 미 대통령이 도라산역을 가 보고 'DMZ가 이렇게 가까이 있구나' 놀라며 돌아갔다는 일화를 들려주며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방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평화적 절차를 통한 점진적 통일에 호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오히려 "미국은 북한정권 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자꾸 그런 데로 말 돌려 외교 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노무현 정부의 외교적 미숙으로 돌리는 정치적 공격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도움이 안 된다. 경제 문제로 여권을 공격하는 건 몰라도 안보와 외교국방 문제에 대한 공격은 자멸하는 길로 조심해야 한다"며 한반도 위기설을 주장하는 일각을 역공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우리당 수뇌부가 적극추진해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신뢰구축으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김정일 위원장은 무서워서 한국에 못 온다는 얘기도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그는 "민족의 문제를 위해 지도자가 만나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나 아직은 꿈쩍을 않는 것 같다"며 성사 가능성도 낮게 점쳤다. 그는 부시 재선 직후 이부영 당의장이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본다. 당에서 그런 얘기 한 적은 별로 없다"며 개인 주장으로 일축했다.

다음은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1시간여간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유재건 의원 인터뷰**

프레시안: 박빙의 승부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부시 미대통령이 상당한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나.
유재건: 전문가들의 평가가 두 갈래로 나뉜다. 부시 대통령이 어느 쪽을 택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당선 이후 행보 분석해 대게 이렇게 나갈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재선됐기 때문에 국민지지 한 몸에 받고 전보다 자신 있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전 세계 최강자로서 독자적이고 일방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추측과 이제 재선 문제가 없으니 덕망 있고 넉넉하게 전 미국인과 세계인을 위한 여유 보인 대통령으로 남길 원할 것이라는 추측으로 나뉜다.

당선 연설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48% 케리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라고 선언했다. 1기 때에는 이런 매너가 없었는데 재선에 성공하자 성숙하고 포용하는 모양새를 보여준다고 느꼈다.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우방들과 협력하고 UN을 통해서 외교정책을 펴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북핵 문제도 6자회담을 열어 중국, 일본, 한국 등과 협의 끝에 내 놓은 안을 북한에 내놓고 핵 폐기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부시 2기 행정부, 성숙한 자세 기대" **

프레시안: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선 직후 미국 채널을 통해 북폭 실험설 등 강경론이 흘러나와 비관론이 신빙성을 얻는 분위기다.
유재건: 미국에 연구기관이 80개가 넘는다. 그 중 우리나라 관심 갖는 연구기관 10여개 정도 된다. 그 기관 연구원들이 한국 얘기 많이 하지만 다 미국 정책에 근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 차원의 자유분방한 연구 발표문이 전부인 양, 미국 정부의 결정인 양 하는 것은 위험하다.

국내 북한연구전문가, 학자들의 전망이 둘로 갈라진다. 집권 1기 때 부시 대통령은 54만표를 지고 당선돼 9.11 사태가 터질 때까지 별다른 국민적 지지를 못 받아 더 강경책을 썼을 수도 있다. 그러나 2기는 이젠 더 당당하게 열었으니 오히려 더 넉넉하고 자신만만한 가운데 여유를 보일 수 있다.

프레시안: 미국기업연구소(AEI) 한 연구원은 “부시 낙선 바란 청와대 인사가 있는 것을 안다”며 청와대, NSC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유재건: AEI가 공화당 씽크탱크라고 보도됐지만 연구원 중에 공화당 성향이 더 많다는 것이지 공화당 연구소가 아니다.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미국 정부의 얘기도 아니고 당의 얘기도 아닌 개인의 얘기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싶어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의미를 확대해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오히려 외교 관계상 불이익 가져올 수 있다.

상식선에서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외교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누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 순 있지만 대외적으로 누가 되길 바란다는 말을 흘릴 수가 없다. 그런 일이 있다면 그 사람의 자질을 의심해야 한다. 슬기롭지 못한 사람이다.

다만 조심스러운 것은 이런 얘기 자꾸 되면 사람인지라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미 정부 사람들의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의혹은 자꾸 증폭 마련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동맹 정상화를 바란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이런 요소 있구나’ 오해할 수 있다.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신빙성 여부를 따져봐야 하고 이에 의식 있는 시민들은 자중해 주길 바란다. 외교 안보분야에 있는 누군가가 비슷하게라도 그런 실마리를 줬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

프레시안: 이런 말이 미국에서 흘러나오는 자체가 참여정부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불신이 표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유재건: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공화당에 가까운 사람임은 분명하나 공화당 사람도 아니고, 국무성을 대변하는 사람도 아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여러 군데 발표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보고 큰 비중 두지 않는다. 이전부터 잘 알던 사람이다. 한반도에 관해 별 얘기 다 하고 10월 위기설 같은 것도 한나라당 한 의원에게 흘려 불안감과 공포감 조성한 적도 있다. 한국 평화에 덕이 안 되는 사람으로 책임 없이 연구자 입장에서 추측 갖고 만든 가설이다. 그 사람이 청와대에 누구까지를 안다고 나온 것인지 우리나라 언론 보도에서 좀 과장된 것인지는 좀 더 알아봐야 한다.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겁먹고 허둥지둥할 것은 아니다. 미국 국무성 문 앞에도 안 가본 학자도 아니고 연구원일 따름이다.

프레시안: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외교 인맥을 거론하며 정권 바뀌어도 대미 인맥은 구 여권이 독점하고 있다거나, 여당 내 미국통이 없고 공화당과 채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재건: 불필요한 논쟁이다. 외교는 정부가 하는 것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 재선했을 경우에는 지난 2년 동안 양 정부가 여러 번 회의하고 접촉해 속된 말로 대강 통박을 알고 이해된 상태다. 외교부가 해 오던 외교 강화하면 문제없다. 아는 사람 많으면 좋다. 그러나 민간외교, 혹은 의원 외교가 외곽에서 도움 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인맥이 없어 외교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인맥 있어 외교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다. 인맥이야 시간 가면 생긴다. 인맥 만들겠다고 미국 뛰어가 며칠 좌판 까는 게 소용이 없다. 오히려 외교 인맥은 있는 둥 없는 둥 해야지 세간에 알려 지면 덕이 안 된다. 국회의원 됐다고 미국 가서 럼스펠드 만나고 사진 찍고 오는 것 전혀 도움 안 된다. 지금도 우리나라 민간인, 성직자들 중 대미 외교상 힘이 되는 사람들 있지만 있는 둥 없는 둥 하고 있고 그게 맞다. 자칫 날뛰다가 외교부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NSC 옥상옥, 권력기관 역할 해선 안돼" **

프레시안: 정부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지난 2년간 참여정부의 외교를 평가해 달라.
유재건: 잘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미국과 맞서야 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고 자존심 강한 젊은이들이 이런 점을 지지하다가 대통령 당선되고 미국 가선 한국전 참전에 감사하고 혈맹 유지를 강조했다고 갑자기 친미파 됐다 비난하며 노사모를 떠났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은 실용주의자가 돼야 한다. 개인의 이념과 가치관만 고집하면 다수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국민적 여망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미국과의 동맹 유지하며 공산주의 남침 막고,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돼 국민소득 2만불을 이뤄가자는 것이다. 미국 동맹 공고히 해야 외국 투자도 불러들일 수 있고 내수 진작도 된다. 우리 상황에서는 세계 나가서 장사를 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노 대통령이 실용적 외교 노선을 택한 것은 다행이다.

외교 라인은 외교부고 NSC가 안보라인이다. NSC 구성원이 너무 민족 찾는다고 말 많지만 민족도 찾고 한미동맹도 찾아야 한다. 함께가야 할 문제지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미 대선 이후 외교라인 바꿔야 된다고 하지만 대통령은 그대로 부시 대통령이다. 각료 배치도 봐야겠지만 다들 우리와 여러 번 회의 했던 사람들이다. 권투할 때 서로 팔 길이 재보는 것같은 일을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했다. 오히려 가는 것보다는 현재 라인이 부시 2기 행정부 초기 1년 정보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는다. 무책임하게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하지만 뭐가 바뀌었고 왜 바꿔야 하나. 나같이 분석하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 부시 2기 행정부의 장관과 보좌관들이 바뀌는 것 보고 신축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 정도는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지만 다 바꿔라는 것은 무리하다. 바꿔서 죽 쑬지 누가 아나. 콜린 파월이 4년 동안 국무 장관 하고 있는데 우리는 4년 만에 외교부 장관을 다섯 사람이나 바꿨다. 일 좀 같이할 만하면 바뀐다는 게 오히려 미국사람들을 당황케할 수 있다. 바꿔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관찰 해 누가 각료가 되고 백악관 멤버인지 파악하고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 당장은 바꿀 필요가 없다고 본다.

프레시안: 개편 필요성은 없지만 2년 동안 NSC가 부족했다거나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면.
유재건: 보완해야할 점이라면 NSC는 대통령 자문기구다. 통일부 장관이 의장이 돼 관련 분야 장관들이 국가 안위, 긴급재난, 국토방위 등을 의논하는 곳이다. NSC가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것 때문에 각 부서가 자연스럽게 보고하게 되는데 이것이 옥상옥으로 권력기관처럼 돼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실질적인 국가안보를 위해 각 부처의 역할배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기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긴급한 상황에서 많은 경로를 뛰어넘고 대통령에게 가는 기관이니 권력기관으로 가지 말고 정말 대통령에게 직접 자문하기 위해 대통령과 가장 옆방 있는 사람의 일에 충실 해 달라. 없애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아직 자주국방 안 되기 때문에 한미 공조와 동맹 중요하고 미국과 시스템이 비슷한 것이 좋다.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시비는 언제나 있는 것이다. 실력 없고 자격 없으면 갈아야 하지만 그런 차원 얘기는 아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NSC는 잘 하고 있고 좀 더 긴밀한 정부 부처간 역할 분담하는데 전념하고 권력기관이라는 생각은 죽어도 하지 말아야 한다. 거기서 어디에 전화해서 취직부탁 한다던지, 도와주라고 한다던지 한다거나 대통령 옆에 있다고 그런 부탁들을 들어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상회담 조기 추진은 이부영 의장 개인 희망" **

프레시안: 부시 재집권 이후 한반도 위기설이 제기되기도 하고 이라크 상황이 정리되면 북한이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부시 행정부 대북 정책의 궁극 목표가 김정일 정권의 붕괴에 있다는 설도 있는데.
유재건: 근거 희박하다. 뚜렷한 근거 있나 살펴봤지만 추측일 뿐이다. 지금 상황 봐서는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미국 정부가 정확하게 그렇게 밝힌 적이 없다. 학자들이 정권 교체, 혹은 붕괴라는 말을 할 뿐이다. 북한의 요구는 자신들의 체제를 보장 해 달라는 것이고 그렇게 해 주기로 했다. 그 말의 뜻은 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이 외교적으로 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경제지원과 에너지 지원 등으로 북한을 잘 살도록 도와주겠다. 대신 우리는 9.11 이후 알카에다를 중심으로 한 국제 테러가 두렵고 플라토늄 같은 거 팔게 되면 무서우니 그런 것을 없애라는 것이다. 어제 미국에서 핵이나 핵 관련 도구를 3국에 이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레드라인을 설정했다. 북한에 대한 메시지라고 보고 잘했다고 본다. 반대할 이유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것에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제재할 의도가 있다고 보진 않다. 북한이 정 말을 안 들으면 미국에는 북한을 초토화하는 것이 아니라 핵 있는 곳만 도려내는 기술 있어 본때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북한은 DMZ에 장사정포가 있다. 평양 근처 폭탄 하나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북한에선 서울에 대고 장사정포를 쏠 것이고 15분 만에 불바다가 된다. 그래서 한반도에서는 군사적 방법 맞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미국에 집요하게 얘기해 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지난번 도라산 와보고 ‘이렇게 DMZ가 가까이 있구나’하고 깜짝 놀라며 돌아갔다. 이후 우리가 북에 불가침을 약속하고 많은 양의 에너지, 비료 지원 등을 약속하는 관계가 구축됐다.

또 체제가 무력으로 갑자기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민중 봉기로 김정일 이후 새 지도자 나온다고 더 나은 사람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나는 김일성 죽고 나면 통일될 줄 알았다. 그러나 김일성보다 더 남한을 이해 못하는 김정일이란 사람이 나와 버렸다. 체제 붕괴는 하나의 가설이지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 미국은 김대중 전대통령 시절부터 2천2백만의 인민을 위한 대북 접근 방식을 구축했다. 우리는 급하게 통일한다고 살생하고 피 보는 것 원치 않는다. 통일이 5년, 10년 걸리더라도 교류협력 하면서 삶의 질 높여가다가 적당히 업그레이드 한 다음에 민주적 절차 거쳐서 낮은 단계 연방제 거쳐도 좋고 그 때 자유스럽게 국민의사 물어서 통일코리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고 이에 미국 사람들도 상당히 호응하고 있다. 여러 가지 중 가장 좋은 방법이고 변화하는 21세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를 생각 하지 않고 있는데 자꾸 그런 데로 말 돌려 외교 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노무현 정부의 외교적 미숙으로 돌리는 정치적 공격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도움이 안 된다. 경제 문제로 여권을 공격하는 건 몰라도 안보와 외교국방 문제에 대한 공격은 자멸하는 길로 조심해야 한다.

프레시안: 북한반응이 관건이다.
유재건: 사실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가 열쇠지만 북한은 현재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하며 케리 후보가 되길 소망했다는 얘기 들었다. 그러나 케리가 된다고 무슨 보장되는 건 아니다. 케리는 한국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다. 연구를 한 적도 없고 그런 분이 잘 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단지 민주당이니깐 예전 클린턴 정부때 조명록 차수와 올브라이트 장관이 교류했던 그 때를 그리워하는 것이지 케리 본인은 미지수의 사람이다. 선거 때 북한 문제 몇 번 언급했을 뿐이지 내공이 차 있는 사람 아니라 더 위험할 수 도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제 부시가 재선이 됐으니 이제는 케리와 비교할 필요 없다. 북한의 태도가 중요한데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다. 욕심 같아선 우리와 북한 사이 비밀채널이 있었으면 집요하게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밀사가 왔다갔다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그래서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는 거다. 정상까진 않더라도 예전엔 박철언씨가 밀사로 간 적도 있었는데 그런 식의 연락망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 통일부 차원에서 구축하려고 노력한다고 들었다.

프레시안: 여권에서 추진 중이던 남북 정상회담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것으로 봐야 하나.
유재건: 정상회담 얘기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내가 왔으니 다음에는 김 위원장이 남한을 답방해라’ 했고 김 위원장이 그러마 약속했다고 나온 건데 그건 인사치레 정도고 약속 안 지켰다고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상회담 얘길하면 한나라당은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선거 때 표 얻으려고 한다고 말한다. 정상회담 한다고 통일이 당 장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양국 정상이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은 2000년 양국 국방장관 회담때 시작됐다. 당시 국방 장관이 만나 서로 신뢰 회복해서 국방 예산 줄이자며 핫라인 설치, DMZ 공동 관리 등 6가지를 제안했는데 서명 직전에 북한측 장관이 ‘내가 할 게 아니다. 위원장이 와야 한다’해서 무산됐다. 그때 ‘정상끼리 만나야 쉽게 풀리겠구나’ 느꼈다. 그러나 신뢰구축으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김정일 위원장은 무서워서 한국에 못 온다는 얘기도 있다. 민족의 문제를 위해 지도자가 만나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나 아직은 꿈쩍을 않는 것 같다.

프레시안: 대선 직후에 이부영 의장이 정상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여당 의장의 말이라 무게가 실렸는데.
유재건: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본다. 당에서 그런 얘기 한 적은 별로 없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을 개인적으로 밝힌 것으로 봤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배경 같은 것은 구체적으로 설명 않았던 걸로 안다.

***"국보법 개정과 폐지는 이름 싸움일 뿐" **

프레시안: 일각에서는 국보법 폐지가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 아니냐고도 한다.
유재건: 얼토당토않은 얘기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갖다 붙인 얘긴데 김정일 위원장이 ‘나 오기 전에 국보법 없애라’라고 해서 폐지한다고 한다.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폐지하는데 왜 만나냐느냐 그러면 선거 전에 김정일 만나서 크게 한 탕 쳐 갖고 표를 얻겠다는 전략이란다. 나는 2차 정상회담 했다고 과연 표가 올까 의문인데 소위 북풍이라는, 북한을 이용해서 표 계산하고 도모하는 것은 싸가지 없고 못된 일이다. 물론 김대중 전대통령의 업적은 세계 유래에 없던 일이고 높이 평가받아야 하지만 이게 선거에 도움 된 것은 없었다.

프레시안: 부시 재선 이후, 행정수도 위헌 판결 이후 보수단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나.
유재건: 우리 나라의 보수단체는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집단이다. 지난 군사정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지내 오면서 세세연연 햇볕 아래 잘살던 사람들이 현재 보수요, 기득권층인데 노무현 정부가 들어 자꾸 바꾸려고 하니깐 반대하고 그런다. 이런 사람들 중 대학도 못나오고 가난한 농부 아들 대통령돼 기분 나쁘고 속된 말로 쪽 팔린다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 이런 사람들과의 갈등구조에 있어 서울대와 비서울대, 강남과 강북을 갈라 노무현 정부가 갈등만 야기한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억울한 사람들을 다독거려주다 보니깐 기득권자들이 반박하고 나서는 것이다. 대통령 뽑았으면 5년 동안 모시고 좋은 정책을 마련해 소비자에게 팔듯이 선전해서 내놔야 하는데 뽑아 놓고 쥐어뜯고 할퀴어서는 건전한 발전 어렵다. 고쳐져야할 태도다.

프레시안: 극우 세력이 득세하는 상황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유 위원장이 당내 역할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중도 보수다.
유재건: 나는 중도 개혁이라 생각한다. 보기에 따라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개혁을 원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 개혁해야할 점이 많다고 본다. 다만 우리당은 개혁을 부르짖으면 서두르는 면이 없잖기 때문에 시간이 늦더라도 국민과 대화하면서 국민 속에서 국민을 위한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프레시안: 4대개혁입법도 속도조절이 가능하다고 보나.
유재건: 속도조절이 자연히 될 수밖에 없다. 나는 속도조절이라고 하진 않고 여야가 머리 맞대고 토론, 합의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법안 돼야한다고 본다. 야당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걸러내려면 자연히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 그러나 시간조절을 먼저 얘기하진 않고 여야 대화를 통해 합의점 찾자는 것이 내 주장이고 이게 합리적인 중도 개혁이라고 본다. 그렇게 하면 개혁 못한다거나 한나라당과 무슨 합의를 하냐는 식의 반론이 있는데 해 보지도 않고 그런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한나라당에 나와 같은 생각 하시는 분 많다. 국보법 폐지에 관해서는 대체입법 정도가 합의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과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라 생각한다. 사실 대체입법과 우리당이 당론으로 정한 형법보완과 별 차이 없다. 이런 것들이 토론 중에 정리 되면 좋겠다. 우리는 모든 것에 승복할 수 있다.

프레시안: 한나라당과의 타협 가능성을 이유로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폐지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보나.
유재건: 개정과 폐지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단어의 싸움일 뿐이다. 우리당이 당론으로 정한 것을 개정으로 봐도 되고 폐지로 보지 않아도 된다. 형법보완이라는 것이 인권유린조항 빼고, 뺀 것을 형법으로 메꾸고 안보 문제를 탄탄하게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논쟁이 법 논리싸움이 아니라 정서싸움으로 변질됐다. 사실 국보법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별 차이 없지만 정서싸움, 자존심싸움 비슷하게 양 당이 가고 있다. 특히 우리당에 국보법 때문에 감옥 간 사람 많아 첨예하다. 그 중 개인의 경험을 나라 일에 적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안영근 의원 정도라고 보고 나 역시 국보법 피해자이지만 내 경험보다는 국민의 여론을 당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여론을 직시하려 노력하고 있다. 국보법 관련해서 한나라당에도 서너 가지 기류가 있다. 그쪽에서 정리해서 내 놓으면 토론하는 가운데 우리당의 형법 보완안을 조금 더 설득해서 변질될 수도 있겠다고 본다. 대체입법 비슷하게 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있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과 같이 하는 것이다. 일방적 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민주적 절차를 감수하고서다로 지고지선이라고 해서 단독이라도 해야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한나라당에서 전향적인 개정안을 갖고 나오면 타협가능하다고 본다.
유재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안할 수 없다. 1보씩 양보할 수 있고 2보씩 양보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민을 같이 해야 한다. 그것을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한다.

프레시안: 천정배 원내대표는 연내 처리에 욕심을 부리는 듯하다.
유재건: 조직의 총 책임자로서 그런점 강조하면서 단결을 도모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천 대표가 무대포거나 비합리적인 사람은 아니지 않나.

프레시안: 안개모는 회원 70명을 목표로 외연을 확장한다고 들었다.
유재건: 과장됐다. 회원 늘이려는 노력을 안하고 있다. 자칫 당내 세력 확충위해 눈이 벌개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현재 29명인데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들어오는 사람 있으면 받아주는 식이다. 처음 약속한 대로 당론결정과정에서 우리 목소리를 내고 일단 당론 결정되면 당론 지지하는 식이다. 안정속의 개혁이라는 애당초 내세운 모토는 유지하면서 외부에서 우리당을 불안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면서 우리가 당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당의 중심 잡기 위한 모임으로 하셨는데 내년 3월 전당대회때 당권에 도전할 의향은.
유재건: 출마 생각 없다. 안개모에서 생각 있는 사람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내경선 해봤는데 안 되더라. 다 미리 계파를 운영하고 매일 저녁 단합대회를 해야하는 조직싸움이더라. 그냥 당에 있어서 해가 되지 않고 때에 따라 도움되는 선배로 남고 싶다. 막 대들어도 가만히 있고, 화도 안내는 그런 캐릭터다 보니 당에서 ‘떠나라는 놈이 없나, 후단협 같다는 놈이 없나’ 그런 식이다. 출마생각 없다. 안개모는 전당대회에 관심을 갖고 태어난 조직이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는 모르지만 안정적인 개혁을 외치는 것으로 성공했다고 본다. 우리 때문에 우리당을 떠나려다 좀 더 지켜보겠다는 사람도 보게 된다. 안개모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지받고 있다고 하면 기절할 것 같다.

***"파병 연장동의안 무난 통과 자신" **

프레시안: 파병연장동의안 국회로 오면 국방위에서 처리돼야 하는데 추가 파병을 반대해 왔던 의원들은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유재건: 소수다. 통과가 될 것으로 본다. 자이툰 부대가 이제 가서 겨우 짐 풀고 정리하고 있는데 와서 뭐하냐. 비싸게 휘발유 들어서 갔으니 실력발휘하고 와야 한다. 다만 사고만 없기를 바랄 뿐이다. 1년 연장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되리라고 본다. 반대는 물론 있을 테지만.

프레시안: 자이툰 부대 성격 관련해서 현재는 안정화작업을 안하고 있는데 치안유지까지 일임하기를 미국에서 원한다는 주장이 있다.
유재건: 작전에 관련한 것인데 미국과 우리가 긴밀히 협력하면서 할 일이다. 그건 아마 현지에서 총사령관이 미국과 협의해서 협력할 건 하고 우리가 할 건하는 식으로 잘 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국방장관이 지령까지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본다. 이라크 사람들이 우리가 선물도 갖다 주고 부단히 친해지려는 노력하니 상당히 관계가 좋다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디서 테러가 날지 몰라 밤잠도 못자고 조심하고 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났다면 아무런 일 안해도 돌아올 수 있겠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면 역할을 해야 한다. 치안유지까지는 그쪽 사정 봐야겠으나 원래 서희제마 부대는 공병의료지원부대로 새마을운동 전문가들을 보낸다는 얘기도 들었다. 좋은 외교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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