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상 경향신문 사장이 최근 자사 장기 구독자와 일부 오피니언 리더층 2만여명에게 서한을 보내 "독립언론을 '희망언론'으로 키워달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용상 사장 "솔직히 경향도 어렵다"**
조 사장은 이 서한에서 "취임 1년 동안 사원들이 직접 뽑은 사장이라는 자부심만큼 시련도 많았다"며 "잘 만든 신문이 곧바로 양질의 상품이 될 수 없는 뒤틀린 신문시장의 현실에 실망하기도 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조 사장은 이어 "그러나 이 시대의 양심들은 오염된 언론토양을 걱정하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었다"며 " 그 속에서 경향신문이 반드시 우리 사회, 우리 시대의 '희망언론'이 될 수 있다는 믿음과 힘을 얻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사장은 또 "지금 신문시장은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형국이고, 솔직히 경향신문도 어렵다"며 "아직도 자본의 논리가 신문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경품과 무가지가 신문 선택의 구실이 되면서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저희들의 결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조 사장은 결론적으로 "지치고 힘들어 무릎이 꺾일 때마다 내밀어 주었던 독자들의 손을 다시 한번 붙잡고 싶다"며 "경향신문이 여러분의 유일한 '희망언론'이라고 믿기에는 미흡할지 모르지만 경향의 주주로 참여해 세상의 아침을 바꿀 수 있는 언론으로 키워달라"고 호소했다.
조 사장의 이번 독자 대상 서한 끝에는 이영만 편집국장과 송영승 논설실장의 사인도 각각 덧붙여졌다.
***경향도 국민주주 모집, 제2의 한겨레신문?**
한편 경향신문은 최근 '희망경향 서포터즈'를 내걸고 일반 주주들과 똑같은 권한이 부여되는 독자주주를 모집하고 있어 언론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향신문은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최소 10주 이상 구입하는 독자들에게 증권거래법에 따라 주식 명의 변경절차를 거쳐 1개월 뒤 정식으로 경향신문 주주로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 신경영팀 관계자는 "현재 모집하고 있는 독자주주는 신주 발행 없이 기존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한도 내에서 개인 주주를 늘리는 방식"이라며 "당장은 독자배가 차원에서 접근되고 있지만 호응이 좋을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계 일부에서는 경향신문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주주를 모집할 경우 한겨레신문의 국민주주처럼 새로운 소유구조 형태의 신문사가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현재 경향신문의 최대주주는 72.93%의 주식을 갖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이다. 이밖에 (주)한국개발리스는 3.61%를, 23.46%는 개인 주주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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