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국민행동과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언론개혁 입법 관련 쟁점 토론회를 열어 언론·시민단체의 입법 청원안과 열린우리당의 언론개혁법안을 비교 분석했다. 이 자리에는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과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도 참석해 한바탕 ‘입씨름’을 펼쳤다.
***박형준 의원 “정권 바뀌면 오히려 우리당 옥죄게 될 것”**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난 1일 “동아-조선은 비록 5공 치하에서 권력에 굴종한 면도 있지만 민주화운동에 대한 간접적 후원자 역할을 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한 박형준 의원이 첫 토론자로 지목됐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언론개혁 관련 입법안에 대해 예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여당안과 언론·시민단체의 청원안을 살펴본 결과 내 스스로 배워온 바와 경험, 그리고 세계관에 비춰 오히려 언론자유를 퇴보시키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언론자유를 신장시켜 나가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안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상당히 권력남용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 만약 정권이 바뀐다면 오히려 열린우리당을 옥죄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결국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신문사 편집위원회 구성의 경우 취지와 의도는 좋으나 경영과 편집을 기계적으로 분리하게 되면 신문사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나아가 시장경제원칙을 벗어나게 된다”며 “더군다나 편집위원회를 노사가 논의를 통해 만든다는 것은 민법상 기업인 신문사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기도 하다”고 공박했다.
박 의원은 이밖에 “신문사들이 일일이 경영 자료를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조항은 마치 5공 시절을 연상케 한다” “신문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강화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왜 ‘조중동’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나” “방송 공공성 확보를 주장하며 공영방송답지 않은 KBS MBC는 놔두고 SBS만 문제를 삼나” 등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정청래 “정권 바뀌어도 신문권력은 여전하지 않나”**
이에 대해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우리당은 언론을 길들일 수도 없고, 또 길들여서도 안된다는 사실을 역사의 교훈을 통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사실과 다른 자의적 판단으로 더 이상 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정 의원은 “박 의원의 주장처럼 정권이 바뀐다는 사실은 지극히 맞는 말”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정권이 바뀐다 해도 권력창출의 힘까지 가진 신문권력은 항상 그대로 존재하고 있고, 따라서 이를 개혁하는 것은 언론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언론개혁은 사실 언론사의 자율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지만 자율적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이를 뒷받침하고자 제도개선에 나선 것”이라며 “실제 최근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신문포상금제는 신문시장의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자로 참여한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현업 언론인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언론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언론의 실상, 특히 족벌언론의 실상에 대해 정확한 실상조차 모른 채 서로 공허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한나라당은 언론의 공영·공공성 강화와 신문시장 불·탈법 규제 찬성을 주장하면서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이율배반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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