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6일 천정배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천 대표가 제안한 '민생-개혁입법 원탁회의'에 대해서도 "4대법안 철회 후에 가능하다"고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공정성 논란을 증폭시켜 반전의 묘수를 찾으려 해"**
박근혜 대표는 "4대입법은 체제를 흔드는 법이며, 국보법 폐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며 "체제를 흔들면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꿈같은 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생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4대입법부터 철회해야 한다"며, 천대표가 제안한 원탁회의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민생을 위한다면 (4대입법 철회) 전제부터 갖추기를 촉구한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결정에 대해서도 흔쾌히 승복하지 않고 오히려 불평한 것도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면서 "4대 국론분열법안을 극구 합리화했지만 '비판세력죽이기'와 '친노세력 키우기'를 위한 정략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헌재의 판결을 성토한 천 대표의 발언에 대해 "헌재의 결정이 헌법을 훼손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노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고 승복하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니 이런 일이 자꾸 터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는 '헌재의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준다'는 천대표 발언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어지러워야 건강하다는 말이냐. 이런 억지는 처음 본다"며 "공정성 논란을 증폭시켜 반전의 묘수를 찾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헌재의 위헌판결에 대해 당연한 승복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과 국정운영 실패에 대해 사죄가 없다는 점은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에서 유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탁회의에 대해서도 "거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도 "4대 국론분열법부터 철회하는 전례부터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천 대표가 밝힌 청년실업 해소, 저소득 빈곤층 정책 등에 대해 "이미 한나라당이 제안한 것으로 그 내용을 여당이 실천만 해줘도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정부가 이를 빨리 추진하기 위해선 정치가 안정돼야 하는데, 정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4대법안의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 "노동자-농민 문제 대답 없어 안타깝고 실망"**
민주노동당도 "국민들의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고 있어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여당의 인식에는 노동자, 농민 등 기층 국민들이 절박하게 요구하는 민생문제에 대한 대답이 없다"며 "특히 비정규직을 더욱 확산시킬 법안과 공무원 기본권 제약하는 악법을 제시하고, 쌀시장 개방을 불가피한 것으로 전제해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의 약속도 저버리는 일을 하고 있어 매우 실망하고 분노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4당원탁회의에 대해서 "기본 취지에는 동의할 수 있으나 사실상 알맹이 없는 만남의 잘 리가 될 것을 우려한다"며 "이른바 '개혁공조'를 주장하며 불성실하고 불철저한 자세로 불신만 쌓아왔던 여당이 얼마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한나라당처럼 원탁회의 제안에 거부하지는 않고, "만약 4당원탁회의가 진행된다면 그 자리에서는 '노동-민생-개혁 10대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與 중진, "수위조절 훌륭" **
반면에 열린우리당내 보수 성향 의원들은 천 대표가 민생경제 회복에 초점을 두고 헌재 판결에 대한 반박을 후순위로 짧게 언급한데 대해 "수위 조절이 잘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재건 의원은 "오늘 연설은 공무원 보고처럼 약간 싱겁다 싶을 정도로 정치적 시비 거리가 하나도 없이 무난했다"며 "천 대표가 행정수도 시비보다 민생경제 회복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 평가했다.
홍재형 정책위의장도 "오늘 연설의 핵심은 '민생경제'"라며 추가재정확대, 연기금 투자확대 등 경제관련 내용에 방점을 찍었다.
홍 의장은 "외국기관에서는 내년 성장률을 3% 대로 전망할 만큼 전망이 어두우니 세출을 늘려서라도 5% 대 성장을 이뤄야 하지 않겠냐"며 "여야가 합의 후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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