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8일 국정감사에서 예기치 못한 수난을 당했다. 심각하게 오염된 물을 녹차로 잘못 알고 단숨에 벌컥벌컥 마셔 버린 것. 지난 달 23일 국회에서 국보법 폐지 반대 발언을 하다가 고혈압으로 졸도한 데 이어 연일 수난을 당하는 모습이다.
이날의 수난은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한국수력원자력(주)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이 "강원도 도암댐의 수질이 얼마나 심각한 지 다른 위원들도 한번 느껴보라"며 각 위원들 자리에 오염된 물을 한 컵씩 떠다 놓은 게 화근이 됐다.
맹형규 산자위원장이 회의 시작과 동시에 "이 물은 마셔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줬으나, 이 때 김 의원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박 의원의 질의 도중 자리에 돌아온 김 의원은 앉자마자 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를 본 박순자 의원이 "마셔서는 안된다"고 황급히 김 의원을 제지했으나, 이미 김 의원은 물을 다 마신 뒤였다.
김 의원은 이 물을 마신 뒤에도 괜찮은 듯 자세를 유지했지만, 이어 박순자 의원이 "오염된 물을 마신 쥐가 죽었다"며 도암댐 주변의 수질 오염에 관한 영상물을 틀자 김 의원은 속이 거북한 듯 헛구역질을 했다.
김용갑 의원이 마신 문제의 물은 총 인(P)의 경우 2001년 2등급에서 올해 4등급으로 악화됐고 총 질소(N)는 4년 내내 '등급외 판정'을 받을 정도로 수질상태가 심각한 물이었다.
김 의원은 "부유물이 떠 있길래 녹차인 줄 알고 마셨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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