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이 7일 은행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대대적 신용불량자 구제정책에도 불구하고 2003년 12월 3백72만여명이었던 신용불량자는 2004년 8월 3백69만4천여명으로 올 상반기 전체 신용불량자 수는 3만5천명 줄어드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9월26일 배드뱅크제도 15만4천명, 신용회복위원회 14만1천명, 상록수프로그램 8만6천명, 개별금융기관 8만6천명 등 이번해 신용구제를 받은 금융거래자가 61만1천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구제받은 신용불량자 이상으로 새로이 신용불량자가 발생해 총 신용불량자 수에 큰 변동이 없었던 것이다.
고진화 의원은 이와 관련, "이는 배드뱅크 제도 등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배드뱅크 실시 첫달째인 지난 5월의 경우 전체 신용불량자 수가 8만7천여명 감소하여 효과를 발휘하는 듯 했지만 7월에는 다시 신용불량자수가 6천여명 증가했다.
전체적으론 5월20일부터 8월 20일까지 3개월간 배드뱅크는 지원대상자 1백79만3천명 중 10%도 되지 않는 12만5천명만을 지원하는 저조한 실적에 그쳤다. 고 의원은 이와 관련, "이같은 수치는 현실적으로 신청 가능할 것으로 재정경제부가 예상한 40만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자산관리공사는 배드뱅크를 또다시 3개월간 연장해 11월20일까지 2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신청자가 1차때의 하루 평균 1천5백명보다 적은 6백80명가량에 그치고 있다"며 "배드뱅크(Bad Bank)가, 밤 새위 업무를 해야 할 담당자들이 잠만 자는 베드뱅크(Bed Bank)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신용불량자 고착화 상황은 "신용불량자 문제는 이제 끝나간다"는 정부 주장과는 달리, 앞으로도 신용불량자 문제가 계속해 내수침체의 심각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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