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불붙은 행정수도이전 문제를 둘러싼 ‘서울시 관제데모’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형사고발,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등을 공언하며 전방위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서울시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논란에서 비켜있던 한나라당도 '야당단체장 탄압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며 당 차원에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 우리당, 이명박 시장을 국감 증인으로**
관제데모 의혹을 제기한 지 닷새가 동안 확실한 ‘물증’ 찾기에 부심해온 열린우리당은 정부측에 진상 조사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
23일 당정협의 자리에서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법률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정부 정책을 지원해야 할 지자체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아주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했고, 김승규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고발이나 행자부 조사 후 위법사항 있으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차원에서는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진상 규명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방침을 세워놓고 이명박 서울시장을 행자위,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행정수도 특별법 국회 통과 당시 한나라당의 당론 찬성을 주도했던 한나라당 최병렬 전대표와 홍사덕 전원내총무도 증인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관제데모 진상조사 위원회’ 위원장인 장영달 의원은 지자체장의 세금 전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재정법의 개정도 추진중으로 알려진다.
전방위 공세에는 ‘언어공세’도 빠지지 않았다. 이평수 부대변인인은 23일 “수도이전 반대에 예산을 더 쓰겠다”는 서울시의회 의장의 발언에 즉각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장은 국가예산이 국가시책을 반대하는 데 쓰는 돈인가를 대답하고 서울시에만 국가정책을 발목 잡으라는 별도의 예산이 있는지도 밝혀라”고 공격했다.
서울시의회 의장 발언을 “서울시 의회의 반국가적인 망발”로 규정한 이 부대변인은 24일에는 ‘예산투쟁’을 경고한 한나라당을 향해 “마치 자는 아기 흔들어서 깨워서 엿까지 먹여보겠다는 심보”라며 고수위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김덕룡, "정부가 하는 일,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을 연상케 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이 이명박 서울시장을 매도하고 이에 정부도 나서 수사까지 한다고 하고, 안상수 인천시장도 자기 집에 배달된 현금을 자진 공개해 미담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약점이라도 있는듯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하는 일이 미국 쇼트트랙 선수인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을 연상케 한다"고 정부-여당의 과잉 반응을 지적하고 "앞으로 야당 단체장을 탄압하는 일을 한나라당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재철 기획위원장도 "여당의 몸싸움은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절차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이런 연출을 의도한 것은 유치한 선동술이고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심 위원장은 "서울시는 다수 시민의 의견에 기초해 합당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며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이 TV토론이라도 해서 진실을 밝혀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이후 비공해 회의 브리핑에서 "야당 단체장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탄압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관제데모 운운하며 서울시청에 난입하려 했던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안상수 시장이 돈이 든 굴비 상자를 자진 신고했는데 수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야당 단체장 탄압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오후부터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박계동 의원을 단장으로 이인기, 권영세 의원이 부단장, 공성진, 김충환, 정두언, 유정복, 나경원 의원과 원외의 이사철, 이원복 전지구당위원장이 위원으로 임명됐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부터 이명박 서울시장과 안상수 인천시장을 방문해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임 대변인은 "건교부 산하기관에서 수도이전의 용역비와 광고비로 막대한 예산을 변칙적으로 지출한 구체적 증거도 확보된 것이 있다"며 "국감에서 이를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수도이전 반대가 아닌 '수도이전을 위한 편법 예산집행'이 이뤄졌다고 역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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