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23일 본회의에서 국보법 폐지 저지를 위한 5분 발언을 하던 중 실신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노동호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체제를 지키는 이 법을 없애려고 한다"며 "제발 노무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정신을 차리고..."라고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외치다가 발언대에 쓰러졌다.
***김용갑, 의식회복 뒤 "미안하다"**
이에 사회를 보던 김덕규 부의장은 급히 의무실로 후송하도록 조치했고, 김 의원은 의원들과 직원들의 부축을 받아 의무실로 이송됐다.
김 의원의 상태가 위중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출신 정의화 의원과 의무실 의사는 "김 의원은 평소 고혈압이 있던 중에 급격한 흥분상태에서 혈류가 뇌로 갑자기 흘러 생긴 뇌증"이라며 "뇌출혈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고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눈을 떠 의식을 회복한 상태에서 "미안하다"고 밝혔고, 이에 김재원 의원이 "무엇이 미안한가"라고 묻자 김 의원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김재원 의원이 "내 생각으론 후배들에게 말을 다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주치의가 있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으로 급히 후송돼 진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김용갑, 발언대에 플래카드 걸다가 제지**
김 의원은 졸도에 앞서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가 모두 끝난 후 5분발언을 신청하고 발언대에 나온 뒤 지난 정기국회 첫 본회의, 회의장에서 1인시위를 할 때 사용했던 프래카드를 꺼내 발언대에 붙였다.
이에 의석에 앉아 있던 의원들이 "여기서 그러지 마세요", "떼라"고 외쳤고, 김덕규 부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안에서 자료를 제시하는 일은 있어도 프래카드를 거는 일은 없었다. 자제해 달라"고 하자 김 의원은 다시 떼고 발언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보안법을 악법이라며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했는데, 국가 보위를 책임진 대통령으로 할 수 없는 말"이라며 "과거에 인권을 탄압하는 잘못된 점도 있었지만, 개정된 국보법은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린 순간 순수한 국가 보위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친북 좌파 인사들이 앵무새처럼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데, 폐지한다고 행복할 사람은 김정일과 간첩이 아니면 북한을 동경하는 극소수 인사"라며 "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자고 폐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온전하게 살아있어도 간첩을 잘 못잡는데, 대체입법이다 형법 보완이다 해서 누더기 법을 만들어 놓으면 간첩하나 못잡는 허수아비 법이 될 것"이라며 "폐지 논의 자체를 칼집에 넣어 구석의 창고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여당과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2조 정부참칭 조항에 대해서도 "국보법은 한총련이나 처벌하자고 만든 법이 아니라 북한을 상대로 한 법"이라며 "많은 국민들은 이 나라가 파란색에서 노랜색으로 바뀌더니 빨간색으로 물들어 간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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