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목희 의원이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SBS는 탄압해야 마땅하다”는 취중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목희 "개인적으로 SBS를 탄압해야 한다고 생각"**
이 의원은 지난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S음식점에서 있은 열린우리당 출입기자 회식에 동석, 술을 함께 마시던 중“개인적으로 SBS를 탄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 잘 봐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발언은 이날 회식에 참석했던 SBS 곽상은 기자에 의해 21일 저녁 <8시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곽 기자는 “우연히 이 자리에 합류한 이 의원은 나를 가리키며 느닷없이 이같은 폭언을 했다”며 “이 의원은 당시 정색을 하고 이런 말을 해 모임 분위기가 순간 냉랭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측은 “당사자는 술에 취해 있었던 관계로 스스로가 그같은 말을 했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은 당시 S음식점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가 우연히 옆자리에서 기자들의 회식이 열리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대학생인 아들과 함께 술자리에 동석했다”며 “농담조로 했던 말을 기자들이 너무 정색해서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동석했던 아들에게도 발언 내용을 확인해본 결과 보도내용과 일정정도 차이가 있었다”며 “그러나 정치인이 사석의 술자리에서 언론사 문제를 얘기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리당 '당혹', 한나라당 '쾌재'**
이 의원측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과는 달리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한 문광위원측 관계자는 “방송위원회가 SBS를 지상파방송 재허가 2차 의견청취대상자로 선정한 뒤 한나라당이 이를 ‘SBS 죽이기’로 규정하며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중요 직책에 있는 이 의원의 말실수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라며 “당장 앞으로 열리게 되는 상임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공세가 예상되고 있어 자칫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언론개혁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이 의원의 신중치 못한 취중발언을 탄식했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 발언을 계기로 우리당의 'SBS 길들이기' 실체가 드러났다며 총공세를 펴려는 움직임을 보여, 앞으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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