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던 날, "국가보안법을 단 한 줄도 고칠 수 없다"는 극보수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국보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사상 초유의 본회의장 국회의원 1인 시위를 벌였다.
오랜 기간 '재야의 전매특허'였던 1인 시위를 극보수 김의원이 차용하고 나선 셈이다.
***김용갑, "나라를 위해 반대합시다. 여러분"**
본회의장 개회 시각이 임박한 10일 오후 2시께, 김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중앙 통로 앞에 섰다. 김 의원은 주머니 속에서 여러 차례 접힌 종이를 꺼내 폈고, 그 종이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결사반대'라고 적혀 있었다.
김 의원은 회의장에 앉아있던 의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여러분. 여기 좀 봐주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나라를 위해 반대합시다. 여러분 믿습니다"라고 외치며 중앙통로 뒤편으로 걸어갔다. 이에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왜 이래"라며 곳곳에서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사진기자들을 향해서도 포즈를 취한 뒤 "알지요? 알지만 내가 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이라고 연신 외쳤다. 김 의원은 뒷줄에 앉아있던 박근혜 대표에게 피켓을 보여주는 것으로 1인 시위를 마쳤다. 피켓을 바라보던 박 대표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국보법 존속을 강력 주장하다가, 최근 의원총회에서는 "당론이 일부 개정으로 정해진다면 당론에 따르겠다"고 입장을 바꿨었다.
***노회찬, "12.12, 5.18에 가담한 사람이 아직 살아남아"**
이같은 김 의원의 시위는 곧 이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5분 발언'으로 철퇴를 맞았다.
노 의원은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이라고 규정된 12.12사태와 5.18계엄에 가담한 사람이 아직도 살아남아 국보법 철폐 반대라는 구호를 흔들고 있다"며 김 의원을 직공했다.
노 의원은 "내가 지금 여기에서 '이 나라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선언하면 민정당의 법통을 이어받은 한나라당은 나를 제명시킬 것이냐"며 "한나라당은 자신의 전신인 민정당에 의해 저질러진 폭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노 의원은 "과연 이 나라 안보를 한총련, 주사파가 위협했냐"며 "71년 10월 박정희 독재정권은 자신의 재삼선을 위해 불법적으로 헌법을 개정해 실로 국가안보를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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