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염창동 당사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보안법 폐지는 곧 친북활동의 합법화를 의미한다"고 비판하며 "내 모든 것을 걸고 국보법 폐지를 막겠다"고 정부 여당과의 벼랑 끝 투쟁을 선언했다.
***"국보법 폐지는 친북활동의 합법화 의미"**
박 대표는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여론조사에 따라 80%에 달한다"라며 "열린우리당이 정말 과반수를 믿고 폐지를 밀어붙인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국민과 함께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며 장외투쟁 방침 등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마지막 안전장치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내겠다"며 "한나라당도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건다는 발언이 대표직 사퇴를 의미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대표직 하나가 문제가 아니다. 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한다"고 폐지시 대표직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 국보법 폐지 발언 철회해야"**
박 대표는 "국가 보위와 체제 수호의 최후 책임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한민국 무장해제를 강요하고, 대한민국을 엄청난 이념갈등과 국론분열로 몰아넣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발언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국보법 폐지를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하려 하는가"라며 "국민을 무시하고 끝까지 폐지를 강행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남북교류에 저해된다는 폐지파의 주장에 대해선 "국보법이 있어서 남북교류가 잘못된 게 없다"며 "정부 여당이 국가 체제와 안보를 확고히 지키는 모습을 보여줄 때 여러 회담 같은 것이 국민 공감대를 얻어 잘 진행될 것이다. 정부의 국가체제에 대한 입장이 모호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면 그것이 오히려 남북의 활발한 교류를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모든 수호체제를 다 양보하면 내일이라도 통일될 수 있다. 적화통일이라도 되는 것 아니냐"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런 통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인권침해와 과거 악용 사례 등에 대해서도 "국보법으로 지난 10여년간 인권침해가 된 적이 있냐. 난 없다고 본다"라며 "지금 정부도 국보법으로 인권침해를 안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보법은 안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상징적인 존재"라며 "친북활동의 합법화를 막는 유일한 수단인데, 그게 있음으로서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국보법 폐지파를 비판했다.
박 대표는 "과거에 국가보안법의 집행과정에서 일부 인권침해의 사례가 있었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이것을 이유로 국보법의 순기능마저 없앨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고, 악용의 소지가 있는 조항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께서 충분히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개정하겠다"고 수구세력으로 몰리는 것을 경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당 "긴급조치시대에 잠든 박 대표, 시차적응 못해" **
이처럼 박 대표가 '국보법 수호'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데 대해, 열린우리당 역시 "인권침해법인 국보법을 고수하겠다는 사람과는 민주주의를 논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박 대표 기자회견 직후,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디지털 보안 장치가 돼 있는데 한나라당은 개구멍으로 너덜너덜한 철조망을 고집하고 있다"며 국보법에 집착하는 한나라당을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는 이것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지켜주는 것이니 국보법이 지키는 것이 아니다"며 "국보법 폐지야 말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자신하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왕자의 키스를 받고 1백년 만에 깨어난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긴급조치시대에 잠들었던 박근혜 대표가 25년 만에 깨어나서 시차적응을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박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천정배 원내대표도 "도대체 국보법 개폐 주장하는 사람과 존치 주장 사이에 무슨 이념 차이가 있나"며 "한나라당이나 우리 사회 일부 수구세력이 국보법을 이념 논쟁으로 몰고 가는 것을 비판하고 안타깝다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했다.
천 대표는 "국보법은 파괴활동행위자를 잡는다면서 멀쩡한 생사람도 적지 않게 잡아온 국보법은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해 온 법"이라며 "오히려 민주주의와 국보법이 양립하기 힘들고 국보법 고수를 외치는 사람은 민주주의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우리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보법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지어, 앞으로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건곤일척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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