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자칭린(賈慶林) 중국 정치협상회의 주석이 고구려사 역사왜곡에 대해 "각별히 신중한 처리"를 약속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대만과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탈북자를 '난민'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해, 앞으로도 계속해 탈북자를 체포해 북한으로 송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자칭린 “고구려사, 각별히 신중한 처리”**
자 주석은 27일 김원기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 의장이 “한중 관계가 수교 12년 이래 최고조로 발전한 이 시점에서 왜 고구려사 왜곡 같은 문제가 제기됐는지에 대해 한국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고 그 어떤 정치적 이해, 경제적 이해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측 입장을 전하자, “이 문제가 양국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두드러진 문제로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양국 정부가 중한관계를 이렇게 발전시켜놓은 가운데 양국 관계가 2천년 전 역사 문제로 손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측에 “각별히 신중한 처리”를 약속했다.
자 주석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26일 전용기 편으로 한국에 도착, 4박5일 일정으로 방한중이다. 자 주석은 장쩌민(江澤民) 당 중앙군사위 주석의 핵심측근이자 중국 국가서열 4위의 정부요인으로, 올해 방한한 중국 인사중 최고위 인사다.
자 주석은 이어 동석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최근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중학교 교과서에 고구려사가 왜곡 기술돼 있다고 한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깊은 관심을 갖고 반드시 해결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하자 "책임지고 그런 일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자 주석은 또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한 최근의 한-중 5개항 구두양해와 관련, “구두양해는 양측이 성의껏 노력해 협의한 내용”이라며 “이 문제는 미래를 내다보는 태도로 상호 존중 자세로 해결해야 하고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정부는 이 구두양해를 존중하고 양해 정신에 따라 양국 정부가 같이 노력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한다면 이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석중이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우 부부장과 우리 외통부가 구두양해에 협의했지만 이걸로는 해결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동북공정 중단이 해결의 근원이라고 보고 좋은 해결책이 가까운 시일내에 나오길 바란다”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중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보지 않아"**
자 주석은 이처럼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해선 예봉을 피해가려 애쓰면서도, 탈북자 문제나 대만 문제에 대해선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자 주석은 김 의장이 “특히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탈북자의 자유의사 존중해 강제 북송하지 말고 인도적 처우 부탁한다. 수감자들에게도 인도적 선처를 바란다”고 부탁하자,“양국간에 다소 의견차이가 있으며, 중국은 이들을 난민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 기존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조해 왔고, 양국은 기본적으로 선린우호국인 만큼 상호존중과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노력한다면 입장차에도 불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과의 교류 협력에 경각심 가져달라”**
자 주석은 특히 최근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만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측 움직임에 대해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양국이 지역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대만이 각국 의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외교적 활동의 폭을 넓히려 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만과 교류를 협력하는 데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만문제 관해 한국이 일관된 자세를 지켜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의회가 정부에 대만 문제에 관해 일관된 입장을 가져주도록 다시 한번 뜻을 전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대만 문제 관해서 우리 정부는 92년 수교 이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 왔고 앞으로 이 원칙에 변함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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