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이 오는 19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공동주관하면서 야 4당의 정책공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토론회를 계기로 야 4당의 공동 대여(對輿) 전선을 확고히 하려는 한나라당에 비해, 한나라당과의 공조가 또다른 부담이 아닐 수 없는 민주노동당은 "사안별 공조"를 강조하며 '비판적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야 4당 "열린우리당 불참 확인, 매우 유감" **
한나라당 이한구, 민주노동당 심상정, 민주당 이상열, 자민련 류근찬 의원은 16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경제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각 경제주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각당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야 4당이 공동 개최한다"고 밝혔다.
19일 5시간 예정으로 열릴 국민대토론회는 각당 대표및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인사말로 1부를 열고, 노동자, 청년실업자 등이 참여하는 '국민에게 듣는다', 각당 정책위의장들이 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찾기위한 토론회 순으로 진행된다.
야 4당은 "이번 국민대토론회를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과 공동으로 주관하기를 희망했으나 공식적으로 열린우리당의 불참의사를 확인했다"며 "국민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을 함께 논의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열린우리당이 거부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 4당은 특히 "이번 국민대토론회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경우 적극 협력할 것"이라 밝혀, 사안별 추가 공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야 4당은 이미 지난 3일 수석대표회담을 통해 '카드대란'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합의하고 대국민 토론회를 비롯한 예결위의 상임위 전환 및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을 위한 심포지엄 개최 등을 열린우리당에 제의키로 합의한 바 있다.
***민노, 한나라당과 안전거리 확보에 부심 **
경제대토론회 개최를 계기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야 3당과 공동 전선을 가동한 한나라당에는 희색이 감돌았다. 열린우리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에겐 야 3당, 특히 민주노동당과의 정책공조가 정쟁의 색은 덜고 개혁의 색은 더할 수 있는 기회란 판단에서다.
기자회견 전 간담회 자리에서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정부 여당이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문제를 23일 강행 처리하려 한다는데 중요한 문제임에도 한 번도 진지한 토론이 이뤄진 적이 없다"고 운을 떼자,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즉시 "여당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려고만 하니 문제"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 의장은 "서두르지 말고 좀 더 신중하게 하자는 데에는 야 4당이 같은 입장일 것"이라며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 문제를 비롯한 구체적인 경제 현안에 대한 야당의 공동 입장을 담은 결의문을 토론회 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결의문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적인 내용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정치공세에 그칠 수 있다"며 공동 결의문 채택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동당은 얼마전 행정수도 이전 반대 당론을 정한 것이 한나라당과의 공조로 비쳐 당원과 지지자들의 격한 반발이 쇄도하는 등 진통을 겪어야했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사모펀드 활성화, 한국투자공사(KIC) 설립 등 다른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의 입장을 먼저 묻고, '사안별 신축 대응'이라는 원칙 아래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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