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수출을 위해 땀 흘리는 여러 귀빈 여러분을 뵙게 돼서 감사하다.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여러분을 뵙는 것만으로도 힘이 솟는 듯 하다."
13일 무역협회를 찾은 열린우리당 천정배 대표가 간담회 도중 일어나 무역업계 관계자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우리 경제를 그나마 떠받들고 있는 '수출업계'에 대한 감사의 표시다. 허리를 굽힌 천 대표에게 업계는 쌓인 '주문 보따리'를 마음 놓고 풀어 놓았다.
***무역업계, 정책자금 금리 인하 요구 **
성문전자 신동력 회장은 "중소기업이 각종 정책 자금을 이용할 경우 금리가 일반 시중 금리와 별 차이가 없다"며 정책자금 금리의 조속한 인하와 과감한 신용 대출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중국 청도에서 투자 업체로 성공한 한 기업의 예를 들며 "그 기업이 중국계 은행에서 쓰고 있는 자금 금리가 1.8%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4.9%에 달하고 이나마 담보 대출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자금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대우인터네셔널 이태용 사장도 "해외 자원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차입금에 대해서는 조세감면 혜택이 필요하다"며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한 차입금에 대한 조세 감면 등 에너지개발 업체에 혜택을 요구했다.
무역협회 한영수 전무이사는 "세계적으로 각국이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의 수출 산업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상품 무역에 있어서는 12번째 대국인 우리나라는 서비스 수출 면에서는 상당한 후진국"이라며 컨벤션 사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전시 컨벤션 사업 진흥법' 제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 "미국과 좀 더 친밀한 관계" 요구키도**
구체적 정책 요구 외에도 국가 이미지 재고, 건전한 노사관계 정착 등 수출이 잘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무역협회 한 이사는 "해외에서 보면 노조의 과격한 투쟁, 정치권의 불협화음 등 국내에서 일어나는 일 중 부정적인 면들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에는 수출이 잘 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잘 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도 신뢰할 만한 국가, 안정적인 사회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남영산업 문희정 사장은 "얼마 전 무역협외에서 미국을 다녀왔는데 미국이 우리를 보는 눈이 안 좋아졌다"며 "미국은 친구와 사업을 하는 것을 선호하니 좀 더 프렌들리한(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여권에서도 노력해 달라"고 요청키도 했다.
남덕물산 용을식 회장은 "기업인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며 기업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치권의 격려를 부탁했고, 미래와 사람 안군준 회장은 "지난 화물연대 파업 때 기업의 피해가 엄청났다"며 재발방지 노력을 촉구했다.
*** 與, "정책자금 금리 인하 추진" 화답**
무역업계의 쏟아지는 요구에 여권에서도 준비해간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안병엽 제3정조위원장은 우선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금리를 연 1% 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최근 콜금리 인하에 맞춰 현행 4.9 ~ 5.9%인 중진공 금리를 1% 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신용 대출 문제 역시 민간 은행에는 없지만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직접대출 제도가 있으니 단계적으로 신용 대출을 늘려가는 쪽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또 "개발도상국 무역 확대를 위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추가 확충하고 수출보험기금을 늘리도록 예산편성을 진행하겠다"며 무역업계의 요구를 예산편성에 적극 반영할 뜻을 밝히고, "전시 컨벤션 산업에 대해서도 세금 감면 혜택, 에너지 절약시설에 대한 조세감면 폭 확대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업계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건 조성에 관한 요구에는 천 대표가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투자 활동을 하는데 조금도 걱정 없이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려고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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