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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체성 논란, '전면전'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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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체성 논란, '전면전'으로 확산

신기남 "수구세력 박 놔줘야" vs 박근혜 "뿌리가 흔들려선 안돼"

여야간 국가 정체성 논란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28일에는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이 "수구세력은 박근혜 대표를 놔줘야 한다"고 연일 공세를 폈고, 이에 맞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뿌리가 흔들려선 안된다"고 여야 대표가 격돌했다. 이어 '긴급조치 세대'로 불리는 70년대 후반 대학생활을 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박 대표의 독재적 발상에 정면으로 맞붙겠다"고 직공을 했고, 한나라당 지도부도 "여권에선 궤변만을 일삼고 있다"고 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방했다.

***신기남, "수구세력 박 대표 놔줘야" **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28일 충청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나라당내 냉전수구세력들은 박근혜 대표를 놔줘야 하며 박 대표도 이들 세력에게 밀려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상생의 정치를 표방했던 박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뉴 한나라당'의 탄생을 기대했으나 지금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흘러간 세력인 냉전수구세력들이 박 대표를 붙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장은 이어 "민생 경제가 어려운 데도 정쟁만 일삼고 대안없는 이념 공세만 펴는 한나라당이 걱정스럽다"며 "국가 정체성 시비, 이념공세, 대통령 헌법수호 의지 거론 등을 통해 대통령과 청와대를 걸고 넘어가거나 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내 70년대 후반 학번, 소위 '긴급조치세대' 의원들의 친목모임인 '아침이슬' 소속의 유승희, 우원식 등 의원 11명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의 존재를 부정하고 국민에게 권력을 탈취한 유신정권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박근혜 대표가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에게 이념과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박 대표를 비난했다.

이들은 "박 대표가 참여정부에게 국가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정체성을 묻는 그 내용 자체가 과거 독재 권력의 이념과 정체성이 여전히 이 시대에도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증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 시대에 우리가 검증해야 할 것은 참여정부가 아니라 과거 친일 세력으로부터 70년대 유신독재, 80년대 군사독재 시절까지 이어져 온 획일성과 권위주의, 그것에 물든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독재적 발상의 잔영"이라고 주장했다.

모임을 주도한 우원식 의원은 "독재적 발상이 발호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서 이 자리에 나왔고, 박 대표가 향후 독재적 발상으로 정국 운영한다면 계속 앞으로 나서서 정면으로 부딪힐 것"이라며 "단호하게 싸울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8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선 뿌리가 튼튼해야 하듯이 우리의 삶도 뿌리를 잊으면 모든 것이 흔들리지 않을까"라고 전제한 뒤, "식물이 뿌리가 썩으면 금방 시들어 버리듯이 우리의 문화도 모든 것을 뿌리채 흔들어 버리고 인정하지 않으면, 성장해보기도 전에 주저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여당의 공세를 '과거를 인정하지 않고 뿌리를 흔드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우리도 뿌리가 있었기에 자랄 수 있었고, 나라마다 뿌리의 근간이 있듯이 우리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면 구름위에 떠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과거의 모든 것을 인정하지 않고, 뿌리를 흔들려고 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지금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뿌리를 흔들지 않고,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8일에도 국가정체성과 관련해 여권을 향해 총공세를 펼쳤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답변하지 않는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기껏 부속실장을 통해서 던진 대답이라는 것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며 "헌법에 담긴 사상이 내 사상이라느니 남들이 유신시대 감옥살이를 할 때 유신헌법으로 고시공부한 게 부끄러울 뿐이라는 등 저급한 동문서답은 국민과 야당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격한 용어를 써가며 비판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전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대령연합회'의 광고를 개제한 것을 비판하며 박근혜 대표에게도 정수장학회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대통령 행정비서실에서는 신문기사도 아닌 민간단체의 신문광고까지 근거없이 비방하고 있으며, 장학재단의 재산과 직위를 내놓으라 하는 등 인민재판식의 분위기로 흘러가는 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헌법 어디에 장학재단의 재산을 마음대로 내놓으라고 요구해도 된다고 하는지, 개인의 사적 지위를 공당이 박탈해도 좋다고 하는지 이게 자유민주주의이고 시장경제인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여권은 없어져버린 유신세력을 살려서 싸우려고 하고 친일세력을 만들어서 싸우려고 하고 심지어는 토막난 세력까지 만들어내서 정치싸움을 하고 이것을 다른데다가 쓸려고 한다"고 비판한 뒤, "이러한 과거지향적인 발상 때문에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에선 한나라당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문제제기를 색깔론으로 몰고 가고 한편으론 박 대표 개인의 문제로 끌고가려 한다"며 "과거의 저들이 했던 정치공작과 야당 정치지도자에 대한 흠집내기 중단을 요구하고 한나라당도 저런 행태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무시로 일관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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