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불이행, 당론 분열, 당.정.청 분열, 개별의원들의 개성표출 등으로 당 대오를 비롯한 여권전체의 이완현상이 중첩되면서 정국 주도력을 상실했다." (정세균)
17대 개원국회를 마감하며 16일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샵에서는 40여일간의 의정생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세균, "경제문제에 집권층 전체가 매달려야 했으나..." **
개원국회를 결산하며 주제발표를 맡은 3선 중진 정세균 의원은 "현재 우리당처럼 단기간에 당 지지도가 추락한 것은 유례가 없다"며 "이 모든 것은 당.정.청의 합작품"이라며 화살을 내부로 돌렸다.
정 의원은 우선 "과거 시민, 중산층 중심 노선이 계층지향적 정체성을 가졌다면 실용적 개혁주의 노선은 개혁을 관철하기 위한 국정운영 노선의 하나이다"라고 주장한 뒤 "그런데 실용주의 노선이 마치 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오해돼 경우에 따라, 우리의 전통적인 지지층에도 배척을 당했고 장래의 지지층 확보에도 실패했다"며 당 노선 설정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 의원은 특히 "극심한 내수침체, 경기 양극화로 서민경제가 피폐해졌고 빈부격차 확대와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 집권세력 전체가 매달려야 할 상황임에도 권력강화에 기울어진 듯이 비추어졌다"고 말해, 경제위기를 외면한 그동안의 대응을 자성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 상황에서 국정주도세력의 이완과 분열을 치명적이었고 국민들의 정국 불안감을 증폭되고 그 비난의 화살도 여권 전체에 되돌아 왔다"며 "지지율 회복을 위해선 청와대의 국정주도 역량 강화와 여권 전체의 리더십 구축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김부겸, "우리가 국민에게 감동준 게 뭐 있냐" **
정 의원의 주제발표 이후에도 여당의 '내탓이오' 목소리는 계속됐다.
특히 김부겸 의장 비서실장은 열린우리당의 현 상황을 "총체적 위기"라 규정한 뒤 "지금 민주개혁세력이 과반수를 넘었다는 구호 외에 우리가 국민에게 감동을 준 것이 뭐 있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스스로 느끼는 위기감 수준이 이래서는 작은 점수는 좀 딸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발전의 새 비전으로 연결되지 못한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이어 "우리가 개혁하는데 '왜 국민이 몰라주는 거야', '왜 언론이 씹는 거야'라는 수준의 문제의식은 이 시대를 위임받은 사람들의 자세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개혁이라는 구호와 슬로건만 던졌지 거기에 반대하는 사람을 껴안는 노력과 설득하는 노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신기남 "관중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 주장**
우상호 의원도 "좋은 것을 습득하기는 어려우나 나쁜것을 배우기는 쉽더라"는 초선의원으로서의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우 의원은 "회의시간도 한번 늦게되니 늦는 게 계속되고 본회의가 지루하다 보니 나와서 담배도 한 대 필 것을 두대씩 피게된다"며 "처음에는 잘했는데 애정과 도전정신은 사라지고 관행과 문화만이 수은처럼 쌓이더라"고 말해 동료 의원들의 공감을 샀다.
이처럼 비판이 쇄도하자 신기남 의장은 "화려한 개인기를 갖고도 손발을 맞출 경황이 없어 중앙돌파만 하다 보니 패스미스에 골도 못 넣은 것"이라며 "경기가 진행되면서 조직화도 되고 골도 좀 넣게 됐다. 관중들도 다시 모이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의원들의 비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천정배, "내부비판 외부에선 여당 혼선으로 오해" **
개원국회 내내 지적됐던 개인 돌출행동에 대한 문제점도 재차 제기됐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우선 "물론 우리들 사이엔 신랄한 정도의 비판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그것들이 외부에 밝혀지면 우리 국민들이 단순히 민주주의의 발현이라고 생각지 않고 집권 여당의 혼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이어 초선 최성 의원도 "조직화된 결정에 따르기보다는 내부의 치열한 토론은 오히려 소홀히 하고 개인적 소신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고 천 대표와 문제 의식을 같이했다.
3선의 이석현 의원도 "기탄없는 토론을 통해 정해놓고 나면 관철하는 데 있어서는 조직인이라는 생각을 꼭 가져야 한다"며 "무엇을 결정하면 거기에 따르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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