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5일 17대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를 확정한 뒤 상임위원들을 배정하며 17대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비교섭단체에 상임위원장이 배분되지 않았고, 상임위원 배정도 비교섭단체 희망대로 이뤄지지 않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등 비교섭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노회찬 의원이 비교섭단체내 조정과정에서 희망 상임위였던 정무위 대신 법사위로 배정돼 "보좌관채용, 업무보고 등에 있어 사실상의 의정활동을 해왔는데 지금 와서 이렇게 되면 어떡하냐"며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법사 최연희, 예결 정세균, 문광 이미경 등 내정**
운영위원장에는 천정배(3선)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국회 관례상 여당의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겸직하게 된다. 정무위원장엔 여성의 김희선(재선) 의원이, 통일외교통상위원장엔 참여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임채정(4선) 의원이 선출됐다.
국방위원장엔 '미국통'인 유재건(3선) 의원, 문화관광위원장엔 이미경(3선), 보건복지위원장엔 이석현(3선), 건설교통위원장엔 김한길(3선), 정보위원장엔 노무현 대통령 초기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3선) 의원이 선출됐다. 예결특위위원장엔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세균(3선) 의원이, 윤리특위위원장엔 김원웅(3선) 의원이 선출됐다.
열린우리당은 의원들간 조정을 거쳐 위원장의 선출을 경선 없이 내정했다. 당초 김원웅 의원이 문광위원장을 맡기로 내정돼 있었으나 윤리위원장으로 배정된 것을 두고 파병 반대 등의 서명을 주도한 것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있었지만, 이종걸 원내부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고 "2백99명 중 가장 도덕성이 높기 때문에 전반기에는 윤리위원장을 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몫인 법사위원장엔 최연희(3선) 의원이 단독후보로 입후보해 경선 없이 선출됐다. 재정경제위원장엔 김무성(3선), 교육위원장엔 황우여(3선),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엔 이해봉(3선), 농림해양수산위원장엔 김광원(3선), 산업자원위원장엔 맹형규(3선), 환경노동위원장엔 이경재(3선), 여성위원장엔 초선인 김애실 의원이 선출됐다. 교육위원장과 환노위원장은 1명의 후보자만 입후보해 경선 없이 위원장이 내정됐지만, 다른 상임위원장은 두 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해 한나라당은 이날 의총에서 경선을 통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에 따라 17대 국회는 지난달 5일 첫 본회의를 열어 김원기 국회의장을 선출한 지 한달 만에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하게 됐다.
***비교섭단체, "교섭단체 위주 배정" 반발**
그러나 비교섭단체는 양당 위주의 상임위 배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노당은 항의의 뜻으로 이날 오전 김원기 국회의장실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를 2시간 반동안 지연시키면서까지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노회찬 의원이 희망상임위를 배정받지 못했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그동안 개원준비를 구체적으로 해왔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되면 어떡하냐"며 "그동안 소수당엔 통고만 하는 등 철저히 비민주적 방식을 고수하더니 결국 의논 한마디 없이 교섭단체 위주로 원구성을 해버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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