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부 여당의원 '외교부 감싸기' 질의로 빈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부 여당의원 '외교부 감싸기' 질의로 빈축

'안이한 정부에 안이한 여당' 비난 자초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 24일 긴급하게 소집된 국회 현안질의에서 일부 여당의원들이 '정부 감싸기'에 치중한 질문으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태파악과 동떨어진 질문을 하거나 정부에 해명 기회를 제공하기에 급급해 ‘안이한 정부에, 안이한 여당’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안이한 질문, “아랍어로된 한국 홍보 홈페이지 있나” **

열린우리당 김성곤 의원은 “김선일씨 구출 과정에서 정보 취득 과정에서 발생한 많은 혼선을 질타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나는 피랍을 언제 알았냐는 구체적 질문보다는 우리나라의 정보 채널 수준을 묻고 싶다”며 입을 떼, 이후 이어질 ‘긴급하지 않은’ 질문들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이라크 주재 한국 대사관에 아랍어를 잘 하는 직원이 몇 명이나 되나”, “우리 나라에 아랍어로 된 홍보 홈페이지가 있나”, “이라크인들이 한국에 우호적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설문조사를 할 계획은 없나” 등과 같은 사소한 질문으로 시작해 “아랍 평화 정책에 대한 독자적인 의견을 갖고 독립적인 목소리 낼 의지 있나”, “우리 한국군이 이라크에서 평화정책을 위한 구체적인 평화 프로그램 갖고 있나” 등의 추상적인 질문으로 질의를 맺었다.

이같은 태도는 민감한 질문을 해 정부를 곤란케 하고 싶지 않은 여당 의원의 궁여지책으로 보였다. 김의원의 자세에서는 당장 피랍시점조차 파악 못하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진실을 규명해 국민적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책임 여당’ 의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면피용 질문, “김선호 사장이 혼선 초래해”**

주 제네바 대사를 지냈던 같은 당 정의용 의원도 한솥밥을 먹던 외교통상부 장관을 ‘취조’ 하는 것이 불편했던지 아예 A4 여섯 장짜리 질문지를 한꺼번에 읽고 단상을 떴다. 이에 질문 대상이 됐던 부처 장관들은 일괄 질문을 듣고 ‘알아서’ 대답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고 사회를 맡은 김덕규 부의장이 “현안 질문의 경우 일문일답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는 당부를 거듭했을 정도다.

질문 내용 역시 국민적 의혹 해소나 진실 규명 차원에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정 의원은 “이라크내 정치 불안으로 인해 교민들에게 위험스러운 상황발생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다 강력한 보호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데 대해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를 질책하는 듯 하다가도 “이라크의 김천호 사장은 납치 사실을 알고도 정부에 알리지 않았음은 물론 정부가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계속 말을 바꾸어 정부의 석방교섭 노력에 혼선을 초래했다”며 책임을 김 사장에게 떠넘겼다.

정 의원은 “더욱이 현지에 주재하고 있는 가나무역 직원들의 숫자조차 공관에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6.16 현지 공관에 전 직원이 모두 무사하다고 보고했다는데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해 달라”며 슬쩍 정부에 면피 기회를 터주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 “서희, 제마 부대의 활동을 현지와 국재에 소상하게 알리는 활동은 어느 수준이었냐”며 홍보 미흡을 지적하면서도, “서희, 제마 부대가 이라크인에게 한 방의 총이라도 쏜 적 있나, 우리 군이 무고한 이라크 주민을 납치해 고문한 적 있나, 재건과 인도적 지원이라는 파병 목적에서 한 발이라도 벗어난 행동을 한 적이 있나”고 반문해 비난의 초점은 정부가 아닌 김씨를 살해한 무장 세력에게 맞춰졌다.

무딘 질문에 정확한 답변이 돌아올 리 없었다.

이날 관계부처 장관들은 “확인되지 않았다”, 혹은 “확인해서 보고하겠다” 등의 '모르쇠' 답변으로 적당히 질문을 넘기는 모습으로 일관했고, 김씨 피랍 과정이나 정부 인지 여부 등 증폭되는 의혹 중 어느 것도 이날 ‘긴급현안질의’를 통해선 해소되지 못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