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피랍된 김선일씨가 피살되기 하루전인 22일 김씨 피살시 김씨 유족에게 얼마를 보상하고 시신은 어떻게 운구할 것인지 등을 열린우리당에 보고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정부, 여당에 참수대책 보고 **
이같은 사실은 김씨 피살 하루전인 22일 오전 열린 정부와 국방.통외통분과 위원들 간의 연석간담회에서 한 NSC 관계자가 정부대책을 보고하면서 "김씨가 참수당할 경우 정부의 보상대책과 시신운송 방안 등도 마련돼 있다"고 보고한 사실이 외부에 전해지면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열린우리당의 윤호중 의원도 23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씨 피살시 보상대책 등에 대한 보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사실확인을 해준 뒤 "너무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하려고 해 의원들이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의원은 "김씨의 석방에 최선을 다해야할 시점에 정부가 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강하게 질책했고, 다른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NSC는 '참수 이후 대책' 보고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했던 다른 의원도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대책을 완벽하게 갖춰야하겠지만 온 국민이 김씨의 무사한 석방을 바라는 시점에서 참수 이후의 대책을 논의한다는 사실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보고를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21일에도 "정부는 모든 경우의 수 대비" **
이와 유사한 경우는 지난 21일에도 있었다.
이날 지도부와 관련 정부간의 당정협의 브리핑에서 임종석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협의 결과를 당당하게 밝혔다. 여기서 말한 '모든 경우의 수'란 김씨 피살사태까지 포함한 게 아니냐는 게 당시 기자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김씨의 피랍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족들과 국민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김씨의 안전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하는 여유를, 여당은 이를 언론에 누출하는 당당함을 보여준 것이다.
정부여당의 제1임무는 '국민의 생명' 보호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김선일씨라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했다. 그보다 더 한심스런 상황은 애당초 '생명 보호' 의지마저 희박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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