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미디어 수용자들의 언론 신뢰도가 5명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용자 10명 가운데 1명만 언론보도를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언론 신뢰 19.5% 불과, 언론 공정성도 12% 그쳐**
한국언론재단이 리서치플러스와 공동으로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4일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18세 이상 65세 미만 남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수용자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언론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매우 신뢰한다'(0.2%), '대체로 신뢰한다'(19.3%)를 합쳐 19.5%에 불과했다.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언론의 신뢰도는 25.3%였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30.6%)와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1.6%)를 합쳐 32.2%에 이르렀다. 48.8%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5점 척도 환산에서는 2.86점을 기록, 2000년 3.06점보다 낮아졌지만 2002년 2.77점보다는 다소 상승했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낮았다. 언론이 공정하다는 응답은 12.0%로, 2년 전(20.6%)에 비해 절반가량 낮아졌다.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46.7%에 이르렀다. 이는 수용자의 10명 중 1명만이 언론을 공정하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개별 매체의 5점 척도 신뢰도 환산에서는 지상파TV(3.29), 라디오(3.27), 중앙지(3.18), 케이블TV(3.14), 인터넷(3.13), 지방지(3.02), 잡지(2.7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특정 사안을 여러 매체들이 동시 보도했을 때 어느 매체를 가장 신뢰하느냐는 물음에서는 지상파TV가 62.2%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인터넷(16.3%), 신문(16.1%), 라디오(4.4%), 잡지(0.3%) 등이 뒤를 이었다. 2002년 조사에서는 신문이 24.3%로 인터넷(10.8%)을 두 배 이상 앞질러, 지난 1년 사이에 신문의 신뢰도가 급락했음을 보여준다.
***신문·방송 문제점 '정치적 편파' 지적 가장 많아**
신문·방송매체의 저널리즘상 문제점으로는 정치적 편파성과 자사 이기주의 등이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신문의 경우 4점 만점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정치적으로 편파적이다'이라는 응답이 2.78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민의 이익보다 자기 회사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2.72), '돈과 힘 있는 사람 입장을 대변한다'(2.68),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비판만 한다'(2.68), '정정보도를 충분히 하지 않는다'(2.63) 등이 지적됐다.
방송보도 또한 '정치적으로 편파적이다'(2.75)가 가장 많았고, 그 외에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비판만 한다'(2.71), '돈과 힘 있는 사람 입장을 대변한다'(2.69), '국민의 이익보다 자기 회사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2.68), '정치나 경제에 대해 제대로 비판을 못하고 있다'(2.62) 등이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한편, 한국 언론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는 '무책임한 보도태도'(32.8%), '권력과 유착된 보도태도'(28.6%), '언론사 이익을 보호하려는 보도태도'(22.3%) 등의 순을 보였다. '특정기업·광고주를 위한 편파보도' '특정 소수 언론매체에 의한 여론 독과점'을 개선점으로 지적한 응답은 7% 안팎이었다. 2002년 조사에서는 '권력과 유착된 보도태도'(32.9%)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언론인 도덕·신뢰성 100만점 기준 50점대**
이번 조사에서 수용자들은 언론인에 대해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언론인을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도덕성은 48.65점, 신뢰성 50.5점, 사회적 기여도 54.4점, 전문성 57.9점, 사회적 영향력 61.2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02년과 마찬가지로 언론인들이 여전히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는 도덕성과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언론과 언론활동에 대한 수용자들의 평가가 정체 또는 하락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언론자유에 관한 평가는 긍정적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 언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41.2%(매우 자유롭다 3.1%, 대체로 자유롭다 38.1%)로 자유롭지 않다고 응답한 24.8%(별로 자유롭지 않다 24.0%, 전혀 자유롭지 않다 0.8%)보다 16.4%가 높았다. 2년 전 조사에서는 '자유롭다'와 '자유롭지 않다'가 각각 36.9%와 38.9%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한국언론재단은 지난 81년부터 2년 주기로 수용자 의식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이번 조사는 가구별 방문에 의한 1대1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이다. 한국언론재단은 보다 자세한 내용을 이달 말 발행되는 <신문과 방송> 7월호에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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