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정당 실현’을 명분으로 여권에서 추진하던 ‘영남발전특위’가 호남 지역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6.5 재보선에 난기류가 형성되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신기남 당의장은 청와대와의 협의아래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특위 논의를 “유령같은 얘기”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신기남, “영남발전특위는 어불성설” **
신기남 의장은 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당의장-원내대표 연석회의에서 “영남발전특위 얘기가 난 데 없이 유령처럼 나타났다”며 “우리당에 전국의 균형 발전을 위한 균형발전특위는 존재하지만 특정지역 이름을 붙여 발전을 위한 당내 기구를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신 의장은 “이 얘기가 중앙언론에서는 한 번 보도되고 마는 것 같더니 지역언론에서는 계속 보도가 되고 있다고 하니 무슨 의도를 가진 세력이 있는 게 아닌지 하는 의심도 든다”며 “내일 광주를 방문해서도 근거 없는 억측과 오인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발전특위’ 구성은 지난달 20일 노무현 대통령이 영남출신 핵심 측근과 만난 자리에서 논의됐고, 이후 영남출신 당내 인사들이 모여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돼 왔다.
"영남특위는 영남권 선거용”이라는 한나라당의 비난과 함께, 당내에서도 호남출신 인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지역신문들이 연일 이를 지역차별이라고 문제삼고 있으며, 그 결과 선거전 초반만 해도 더블 포인트로 뒤처져 있던 민주당 박준영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호남지역 당 관계자들이 지난 주말 당 지도부에 긴급진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이날 특위의 실체를 전면 부인한 것은 이 문제가 김혁규 총리지명과 맞물려 전남 선거전에서 감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 따른 긴급 처방으로 풀이된다.
이에 특위 구성을 추진했던 영남 출신 인사들도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특위 구성에 참여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특정 지역을 안배하기 위한 기구가 아닌데 그렇게 여겨지고 특히 명칭이 논란이 되는 것 같아 명칭을 포괄해서 특위 추진 방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6월5일 보궐선거 이후에 재차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호남 방문 앞서 DJ 예방 예정 **
한편 신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동교동을 찾아 김대중 전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신 의장은 “당의장과 원내대표가 새로 됐으니 국가 원로에게 인사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고 향후 다른 원로들에게도 인사를 할 것”이라며 “정치적인 의미가 전혀 없는 방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전남도지사 보궐선거를 닷새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호남 표심을 겨냥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신 의장 등은 2일 호남 지역에 직접 내려가 표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선거가 치러질 영남권 상황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신 의장은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는 분위기가 회의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지역 분열을 치유할 길을 열기 위해 인물과 개혁성에 초점을 맞춘 부산시민과 경남 도민들의 탁월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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