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가 오는 6월 5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특정 정당의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당 우세 불구 한나라당 ‘당선 가능성’ 부각”**
부산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부산 민언련, 의장 신태섭)은 지난 23일 논평을 내어 “부산일보는 지난 21일자 자체 여론조사 결과보도에서 오거돈 열린우리당 후보(39.5%)가 허남식 한나라당 후보(34.3%)에 비해 지지도에 있어 5.2% 정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실제 보도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부각하거나 허 후보에게 제기되고 있는 비리혐의에 대해서도 애써 외면하는 보도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허 후보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에 있어서는 모두 33.3%를 얻어 오 후보(19.1%)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산 민언련은 “무엇보다도 정당지지도 변화에 있어 한나라당은 38.7%, 열린우리당은 33.8%를 얻어 지난 총선에 비해 한나라당은 10% 가까이 지지율이 떨어지고 열린우리당은 5%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지역주의적 투표행태 변화가능성을 예고해준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부산일보는 관련보도에서 <소속 정당 보고 찍겠다 55%/한나라당 38.7% 열린우리당 33.8%>로 제목을 뽑으며 한나라당 지지를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부산 민언련은 또 “부산일보는 기사 본문에서도 ‘당선예상에서 오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뒤진 것은 부산 민심의 함수를 보여준 것으로, 이는 부산 유권자들의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등 지역주의적 투표행태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도 25일자 1면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ANR에 의뢰해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산은 오거돈 열린우리당 후보가 33.0%로 허남식 한나라당 후보(23.9%)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부산일보, 허 후보 도덕성 ‘흠’까지 감싸 안아”**
부산 민언련은 이와 함께 부산 시민들이 ‘시장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행정수행능력(34%) 못지않게 도덕성(27.2%)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지만 부산일보는 허 후보의 ‘동성게이트’ 연루 의혹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민언련은 “부산일보는 지난 19일 관련보도에서도 허 후보를 소개하며 ‘동성게이트 관련 건이 미미하다고는 해도’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며 “이는 부산시장후보의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할 언론이 에둘러 나서 ‘미미하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허 후보의 비리관련 의혹을 축소하려드는 편파왜곡보도”라고 꼬집었다.
부산 민언련은 논평 끝에서 “부산일보가 ‘부산은 곧 한나라당’식의 지역주의를 고착시키는 것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전국민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반역사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부산시민들은 부산일보 소유지분의 100%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 이어 또다시 편파성 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에 곤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부산 민언련의 주장에 일부 이견을 갖고 있지만 어찌 됐든 시민단체로부터 이러한 지적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 내부 회의를 열어 곰곰이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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