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언론개혁 관련 논의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언론 현업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과거 일제와 군사독재 때 부역한 언론사와 언론인들을 개혁과제의 수행 차원에서 먼저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언론현업·시민단체, 토론회 통해 공론화 나서**
전국민중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13일 오후 '언론계 과거청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언론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청산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부역 언론사와 언론인들의 공개 반성과 퇴진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김동민(한일장신대) 교수는 조선일보의 과거사를 토대로 현재 언론계에 남아 있는 과거 청산의 과제들을 되짚었다.
김 교수는 "이미 사회일반에 광범위하게 알려진 대로 조선일보는 숨길 수 없는 친일의 역사와 권-언유착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조선일보는 지난 3월에 발간한 <조선일보 단숨에 읽기>를 통해 또다시 자신들의 친일 역사를 숨기고, 한편으로 이를 전국의 학교에 뿌리는 등의 반역사적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 교수는 또 "이러한 행위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친다는 점에서 어느 사안보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이때 조선일보와의 과거사 청산을 위한 '대회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잘못된 역사의 청산에는 시효가 있을 수 없다"며 과거 청산을 위한 과제로 △조선·동아일보에 대한 교과서상의 오류 교정 △누더기 친일진상규명법 개정 △조선·동아일보사의 과거사 반성 촉구 등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김삼웅 전 서울신문 주필은 "조선일보는 친일행적에 대한 지적이 있을 때마다 '시대 상황'을 내세우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친일세력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 친일 논조를 보여온 조선일보는 마지막 양심이 남아 있다면 최소한 스스로를 '민족지'로 지칭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일제 해방과 사회민주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많은 '정풍운동'이 일어났지만 유독 언론계만은 항상 이를 비껴갔다"며 "17대 총선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언론개혁의 지평이 활짝 열리고 있는 만큼 언론계 내부에서 먼저 불씨를 지펴달라"고 주문했다.
***조반연, 대국민 사과촉구 1천만명 서명 돌입키로**
한편 안티조선운동단체의 결집체인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조반연)는 지난 12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6일 오전 11시 30분 광주 5.18묘역 정문 앞에서 조선일보의 친일 부역 진상 규명·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1천만명 서명운동 및 안티조선 총력투쟁 선포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기현 조반연 집행위원장은 "언론개혁의 분위기가 성숙된 가운데 조선일보가 기필코 국민에게 사과토록 함으로써 언론계의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고, 나아가 이를 언론개혁의 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또, 행사 장소를 광주 5.18묘역으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언론계의 치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친독재 행각이라고 생각했고, 광주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에 5.18 민주화운동 24주기를 앞두고 묘역을 찾은 국민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반연은 선포식 이후 오는 8월 15일까지 각 지역의 언론·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대규모 서명운동을 벌여나가는 한편 전국을 순회하는 안티조선 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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