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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총장의 입학식 치사 들을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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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총장의 입학식 치사 들을 이유 없어"

우리당 초선 당선자, 박관용 환영사 '보이콧'

열린우리당 초선 당선자들 중 일부가 대통령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박관용 국회의장이 경위권을 발동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박 의장의 환영사 낭독을 보이콧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정당한 헌법적 절차를 무시한 초법적 발상"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민족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사람의 말 들을 수 없어" **

13일 오전 박 의장은 국회 사무처가 주관한 '초선의원 의원연찬회 및 의원연수과정' 개회식 환영사를 위해 초선당선자들이 모인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 들어섰다. 강당에는 전체 초선 당선자 1백87명 중 1백50여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인 없는 30여석의 대부분은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의 자리였다. 열린우리당 초선 당선자들은 이미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 대한 항의 표시로 박 의장의 환영사가 끝난 뒤에 입장을 하고 이날 저녁 국회의장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도 불참키로 뜻을 모은 상태였다.

국민의례가 끝나고 박 의장이 단상에 서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 있어 눈길을 샀던 열린우리당 임종인 당선자가 자리를 박찼다. 박 의장이 환영사를 시작하자 임 당선자는 "민족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사람 말을 앉아서 들을 이유가 없다"며 성큼성큼 강당을 나갔다.

"일찌감치 사퇴했어야할 사람이 무슨 염치로 여기까지 와서 환영사를 하는 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임 당선자를 강당밖에 앉아 있던 같은 당 정봉주 당선자가 맞았다. 정 당선자는 "사퇴하라고 소리라도 질러주고 나오지 그랬냐"며 거들었고 함께 앉아 있던 강기정 당선자 역시 "어용 총장의 졸업식 치사를 우리가 왜 듣고 있어야 하나"며 불만을 표했다. 이들 외에도 강성종, 우제창 등 대여섯명의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이 강당 앞까지 와서 박 의장의 환영사 듣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박 의장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환영사를 마친 박 의장이 단상에서 내려와 첫 인사를 건낸 사람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당선자. 그러나 생활한복에 수염을 길게 기른 강 당선자는 두 손을 뒤로 감추고 끝내 박 의장의 악수를 받지 않았다. 강 당선자가 악수를 거절하자 무안해진 박 의장은 옆 자리 열린우리당 강길부 당선자에게 손을 내밀며 발길을 돌렸다. 강 당선자 외 권영길, 천영세, 최순영 등 민주노동당 다른 당선자들은 박 의장과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한나라당 "탄핵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동" **

착잡한 표정으로 20여분만에 헌정기념관을 나서던 박 의장은 "16대 내도록 반쪽 국회에 가슴이 아파 이런 모습 안 만들려고 했었는데..." 라며 말 끝을 흐렸다. 불쾌함보다는 탄핵안 가결로 명예롭지 못한 퇴진을 맞이한 씁쓸함이 묻어났다.

이에 탄핵안 가결을 주도했던 한나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의화 원내총무 권한대행은 "열린우리당 일부 초선 당선자들이 오늘 국회 연찬회에서 탄핵 정국의 책임을 물어 박관용 국회의장의 환영사 때 불참한 것은 정당한 헌법절차에 따라 이뤄진 탄핵소추안을 무시하는 초법적 발상"이라며 비난했다.

초선 의원들의 단체행동 계획이 알려진 12일에는 한선교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만약 이러한 행동이 탄핵과 연관이 있다면 이는 탄핵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 아닐 수 없고 또한 그들의 옳지 않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지난 국회의 구태정치와 무엇이 다를 바 있냐"며 "17대 국회 첫 번째 정치적 행위를 회의장 참석거부로 시작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국회는 서로 다른 가치가 부딪히는 곳이지만 격론과 정쟁은 구분돼야 한다"며 "정치 발전을 이루라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권력의 시녀에서 벗어나 국민 대표기관으로 거듭나는 국회를 만들어줄 것"을 초선 당선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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