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오는 27일 이후 중단 예정인 자사 신문의 자동이체 독자 구독료 할인행사와 관련해 다른 신문사 사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구독료 할인 안내) TV광고는 조선일보에서 삼성그룹을 통해 압력을 가해와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중앙일보, 여전히 삼성 계열사 노릇"**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18일 발행된 월간 <인물과 사상> 5월호 기고 글에서 "이 내용은 3월 중순 신문공동배달제를 추진하고 있는 5개 서울지역 신문사 사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한 것으로 알려진 발언 요지로, 그 회의에 참석했던 한 신문사 사장이 전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는 중앙일보가 삼성으로부터 독립했다고 떠들었지만 여전히 삼성의 손아귀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실토하고 증언한 셈"이라며 "따라서 중앙일보는 삼성그룹으로부터 광고단가 등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지원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언론계의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신 위원장은 2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대개 이같은 사장단 사이의 비밀스러운 대화내용은 관행처럼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왔고, 실제로 한 신문사 사장은 내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전해듣고 전화로 공개 자제를 요청해 오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처럼 일부 족벌신문들이 신문시장을 농단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도 알아야 올바른 신문개혁 투쟁이 가능하다고 판단돼 이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중앙일보의 구독료 할인행사 이후 언론계의 비난여론이 쇄도하자 지난 3월 17일 신문공동배달제를 추진하고 있는 신문사 사장단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고 △4월부터 할인 광고 전면 중단 △4월27일 이후 할인행사 중단 △가격 할인시 경품이나 무가지 제공 근절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홍 회장 '제2의 베를루스코니' 꿈꾸나"**
신 위원장은 또 기고 글에서 홍 회장의 말과 행동이 제각각 다른 점에 대해서도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신 위원장은 "홍 회장은 중앙일보의 각종 불법·탈법 무가지와 경품 제공행위가 비판의 도마에 오를 때마다 상생과 공존을 강조해 왔고, 또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도 '저널리즘 정신이 희박한 뉴미디어가 정보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천박한 상업주의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뉴미디어를 저널리즘 정신이 희박한 것으로 쉽게 단정해 버리는 것도 위험하지만 '천박한 상업주의만 남는다'고 언급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각종 불법 경품제공과 무가지를 살포해 재력이 약한 모든 신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바로 중앙일보가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또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신문시장이 이대로 가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신문들이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그것은 곧 여론의 독점을 의미하고, 여론을 독점한 신문사와 사주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같이 어떤 정치권력도 넘볼 수 없는 복합미디어 왕국을 건설해 직접 권력을 잡거나 아니면 수구반동 세력과의 결탁을 통해 권력을 분점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이미 홍 회장과 중앙일보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처럼 '복합미디어 그룹'을 완성해 가고 있으며, 이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집착을 보이고 있는 지상파TV 방송사 설립이 홍 회장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정지작업이 될 것"이라며 "언제 그런 작업이 구체화할 것이지 언론과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뜻 있는 언론계 인사들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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