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문제를 선거 막판 쟁점화하려는 민주당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파병찬성을 당론으로 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맞서 파병 원점 재검토를 주장함으로써 평화개혁세력을 자임하는 민주당의 노선을 선명히 하겠다는 것이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총선 막바지에 각각 '거여견제론'과 '거야견제론'을 제기하며 양강구도 굳히기에 나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틈바구니에서 고사하지 않기 위한 민주당의 안간힘이다.
*** "파병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평화 브랜드'를 훼손하는 일"**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이라크 파병 문제를 반드시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파병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한국의 '평화 브랜드'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파병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파병을 하더라도 유엔 평화유지군 성격으로 파병을 요청해 오면 그때 유엔의 깃발 아래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이어 "이를 위해 '이라크 파병 재검토 촉구 1천만인 서명운동'을 함께 전개해나갈 것을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파병 원점 재검토를 위한 추 위원장의 의지는 곧 민주당에 대한 지지 호소로 이어졌다. 추 위원장은 "중산층과 서민의 눈물로 50년을 이어온 민주당이 분열세력 때문에 지금 기로에 서 있다"며 "민주당이 평화민주세력의 이름으로 다시 일어서서 국민 통합과 경제번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9일부터 추 위원장과 민주당 각 지역 후보들은 파병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파병문제를 이슈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개혁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동시에, 파병찬성에 실망하고 부동층으로 돌아선 과거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을 민주당 지지층으로 규합하겠다는 전략에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파병문제 총선 이슈화를 경계하며 맞대응을 피하고 있어 실제 총선 국면에서 갖는 파급력은 미미하다는 것인 대체적 분석이다.
*** "지지층의 표쏠림이 눈에 보이고 있다" 주장**
각 지역 지원유세 일정으로 오랜만에 여의도 당사에 들른 추 위원장의 낯빛은 선거전 초반에 비해 한결 밝았다. 3보 1배로 광주를 종주하는 동안 지쳤던 몸이 회복된 탓도 있지만 선거 막판에 호남 지역에서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세를 보이는 등 자신의 3보 1배 효과가 나타나자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추 위원장은 총선 판세 전망이나 목표 의석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즉답을 드릴 입장이 아니다"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3보1배 이후 열세 지역에 경합 지역으로 돌아서고 경합을 벌이던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는 등 지지층의 표쏠림이 눈에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위원장은 또 "지지자들의 마음 속에는 민주당을 힘모아 지켜야겠다는 의지가 도도히 흐르고 있는 만큼 그 의지를 견인해내기에 늦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자회견 전 추 위원장이 목포에서 세발낙지를 먹은 얘기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건낸 "민주당에 향한 표심도 낙지처럼 붙어서 절대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농담 속에는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대한 절실한 기대감이 강하게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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