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제작한 네가티브 라디오·TV 광고가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iTV, 전 대변인 "허락받았다"에 발끈**
iTV(경인방송)는 9일 저작권 시비가 일고 있는 한나라당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노인폄하' 육성 삽입 라디오 광고와 관련해 이의 사용을 허락했던 손모 편성부장을 직위해제했다. iTV가 이처럼 자사 간부를 전격 경질한 데에는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의 부적절한 '변명'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전 대변인은 지난 8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라디오 광고와 관련해 "취재 당사자인 국민일보, CBS, iTV 공동취재단의 항의에 따라 광고를 중단했으나 저작권 침해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이 가운데 한 곳에서는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전 대변인의 발언은 그러나 광고 중단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던 iTV를 오히려 자극했다. iTV는 전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이 알려지자 "전 대변인의 발언은 마치 iTV가 영상자료의 사용을 공식적으로 허가한 것처럼 오도해 iTV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iTV지부(위원장 이훈기)는 8일 성명을 내어 "한나라당에 영상자료의 사용을 허가한 경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자료는 손모 편성부장이 4일 평소 친분이 있어 왔던 박찬숙 한나라당 비례대표 출마자의 전화를 받고 개인적으로 사용을 허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따라서 이를 오도한 한나라당은 iTV 구성원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하며, 관련 간부 또한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문양 iTV 사장은 9일 영상자료의 사용을 허가한 손모 편성부장을 전격 직위해제했다. iTV는 또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손모 부장에게 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iTV는 이날 발표한 회사성명에서 "한나라당의 행위는 어느 때보다도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며 "언론사의 취재물을 무단으로 사용한 데 대해 (한나라당)책임자를 처벌하고 공동취재단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황희만 앵커, 열린우리당 TV광고 비판 논란**
한편 열린우리당이 총선용으로 제작했던 TV광고는 황희만 MBC 앵커(보도국 전문위원)의 비판 발언으로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황 앵커는 지난 8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뉴스의 광장'(매일 오전 8시 방송) 끝 무렵에 "열린우리당이 짜깁기한 화면으로 TV광고를 만들어 사실을 왜곡해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 광고에서 열린우리당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 뒤 웃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등장시켜 마치 울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모습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고 말했다.
황 앵커는 이어 "(열린우리당이) 화면의 앞과 뒤를 바꿔서 편집했다면 나라 운영의 중심에 서야할 여당의 행위로선 비열하기 짝이 없다"며 "한 석 더 얻기 위해서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얻는 것보단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앵커의 발언 이후 MBC 게시판은 이를 청취한 네티즌들의 찬반 논쟁으로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네티즌 김은수씨는 "황 앵커의 발언이 맞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라디오 광고를 문제 삼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앵커도 소신을 가지고 방송을 할 수 있지만 민감한 시기인 점을 좀더 감안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네티즌 오장수씨는 "어느 당을 지지하는가를 떠나 열린우리당의 TV광고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너무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치인이나 공인으로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치나 보고 인기에 부흥하고 있는 이 때에 이런 신선한 소식을 접하게 돼 훈훈한 마음마저 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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