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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권파, '죽은 당권'에 극한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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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권파, '죽은 당권'에 극한 집착

조순형, 박상천 등에게 재공천. '역겨움의 정치'

총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과 조순형 대표가 재격돌했다. 추 위원장이 '개혁공천'이란 칼을 휘두르자 조 대표는 '법적권한'이란 명분을 앞세워 별도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선대위에서 공천을 취소한 일부 지역 공천자들에게 공천장을 재발급한 것이다.

여론조사결과 전국 2백43개 지역구에서 단 1석도 우세한 지역이 없을 정도로 참담한 지경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조대표 등 당권파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죽은 당권'을 향한 광적 집착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혐오감의 정치'의 극단이다.

*** 조순형, 박상천 등 4인에 공천장 발급**

추미애 위원장이 박상천 전대표와 유용태 원내대표, 김옥두, 최재승 의원 등 4인의 공천취소를 발표한 30일 저녁, 조순형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히 구성하고 즉시 회의를 소집했다.

비대위 위원으로는 정균환, 김경재, 최명헌, 장재식, 이윤수, 최영희, 유용태 의원과 박강수 대전시당위원장과 이치호 대구.경북 도당위원장 등 9명이 임명됐으나, 정균환 의원과 이치호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국회 대표실에서 2시간여간 진행된 비대위회의 결과, 조대표의 '입'인 이승희 대변인은 "공천이 취소된 의원 4명에 대한 공천장을 즉시 재발급하고 모든 법률행위에 대한 권한은 당 대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원래 선대위가 법률행위를 할 권한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측은 비례대표를 확정하는 권한도 조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비례대표 선정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있으므로 비례대표를 선정해 오면 대표가 비대위를 소집해 확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날 비대위에서는 추미애 의원 제명론등이 터져나왔으나, 추 의원에 대한 징계는 단행하지 못했다. 대안도 명분도 없었기 때문이다.

비대위 회의에 참석했던 김경재 의원은 "원래 추미애 단독선대위 체제란 추 의원이 당 운영을 주도하되 대표와 협의해 결정하라는 의미였다"며 "비대위 쪽도 양보할 부분이 있겠지만 추 의원도 너무 과격하게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권파의 궁색한 논리였다.

*** 민주당은 머리 두개로 선거 치르나**

이처럼 조순형 대표를 위시한 당권파가 '내분 수습'을 명분으로 비대위를 구성, 딴지를 걸고 나섬에 따라 민주당은 사실상 양분됐다. 갈 길이 바쁜데 두개의 머리가 서로 몸통을 이끌겠다고 대립하는 형세다.

우선, 선대위가 공천을 취소한 박상천 전대표 등에 대해 비대위가 공천장 재발급을 함에 따라 이들 지역의 공천 문제를 두고 선대위와 비대위간 알력이 불가피해졌다.

공천장을 재발급 받은 박상천 전대표와 김옥두 의원은 "내일(31일) 후보자 등록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대표의 경우 재공천자가 없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김 의원이 후보자 등록을 할 장흥-영암 지역의 경우 선대위 측에서는 박준영 선대위본부장을 공천해 놓은 상태라 '중복공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선관위 예규에는 "당헌상의 추천 당부와 추천 당부가 아닌 상급당부가 이중으로 공천장을 발부한 때는 당헌상의 추천 당부가 발행한 추천서를 유효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어 당헌상의 추천 당부인 선대위쪽이 힘을 받고 있다.

***'역겨움의 정치'의 극단**

이날 민주당에서는 때아닌 '옥새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인(印)과 대표인을 관리해온 선대위측 당직자가 당의 옥새라고 할 수 있는 두 도장을 미리 확보하자 비대위 측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선거법상 후보 등록서류에는 선관위에 등록된 당 도장과 대표 직인이 모두 찍혀 있어야 하기에 선대위 측은 재공천이나 비례대표 공천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두 도장을 먼저 확보했다. 이에 비대위 측은 도장의 효력을 없애버리기 위해 경찰에 당인과 대표인을 '도난신고'하고 선관위에 인감변경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의 당권파와 쇄신파는 비대위와 선대위로 이름만 바꾼 채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양측이 한치에 물러섬도 없이 주고 받기를 하는 동안 유권자들의 뇌리에는 '민주당 = 내홍-분열'이라는 공식이 각인되고 있다.

이같은 갈등의 근원은 당권파에게 있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등 돌린 지지자들앞에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도 될까말까한 판에 민주당 당권파는 보름뒤면 공중분해될지도 모를 민주당의 사실상 '죽은 당권'에 연연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감동의 정치' 대신 '역겨움의 정치'가 민주당에 결정적 사망선고를 내리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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