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부역 언론인’으로 불리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언론시민단체의 낙선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이명순)은 30일 언론계에 종사하면서 80년 신군부 등장 당시 이를 적극 옹호했던 ‘부역 언론인’ 가운데 이번 4.15 총선에 출마하는 강인섭(한나라당), 박성범(전 한나라당 의원), 이윤성(한나라당) 등 3명을 언론계 낙선대상자로 선정, 총선시민연대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3명은 총선시민연대의 지난 낙천대상자 선정 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언련은 “이들은 민주주의를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신군부에 참여해 언론통폐합과 언론인 해고 등 언론통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력을 갖고 있다”며 “이에 3명을 ‘민주헌정질서 파괴전력’ 해당자들로 보고 낙선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민언련은 지난 2003년 5월 과거사 청산을 주장하며 신군부에 부역했던 전․현직 언론인들의 명단을 1, 2차로 나눠 공개한 바 있다.
다음은 낙선대상자 선정에 대한 민언련측의 기준 발표이다.
***이윤성(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인천 남동갑 출마 예정)**
▲1970년 KBS 보도국 기자로 입사 ▲〈보도본부 24시〉앵커 ▲사회부장 ▲과학부장 ▲〈9시뉴스〉앵커 ▲1995년 민자당 입당, 인천 남동갑 지구당 위원장 ▲1996년 제 15대 국회의원 당선 ▲2000년 제 16대 국회의원 당선.
= 문제 프로그램
○ 특별기획-광주사태 / 1985. 6. 8
진행: 이윤성 부주간
출연: 박승재(한양대 교수), 이재운(변호사), 신중규(코리아스태플(주)대표)
○ 보도본부 24시 / 1981~88
앵커: 이윤성 기자
= 내용
이윤성 의원은 81년부터 88년까지 보도본부 24시 앵커를 지내는 등 ‘땡전뉴스’의 대표격 인사 가운데 하나다. 이 의원의 부역 행적은 그가 부주간이던 시절 방송된 <특별기획-광주사태>(85. 6. 8)에서도 드러난다.
이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이 이원은 “광주사태는 그 자체로 국가적 위기였으며, 이 위기로부터 국가를 보위하는데 군이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었다는 것은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이런 혼란을 틈타서 실제로 인민무력부장이었던 오진우와 참모총장이었던 오극렬이 남침의 호기를 잡기 위해서 개성까지 내려와서 자리잡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오늘 보고됐다”며 신군부의 광주시민 학살을 정당화했다. 또 “이것(광주민주화운동)을 다시 되씹고 다시 건드려서 생기는 상처, 그리고 이로 인한 국론분열, 화합의 장애, 번영이 장애, 안보의 위험 등등은 우리를 다시 아프게 하고 다시 위험하게 만드는 요소임이 분명하다”는 등 신군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했다.
***박성범 전 의원(15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서울 중구 출마 예정)**
▲1965년 KBS 기자로 입사 ▲1986년 보도본부 부본부장 ▲1988년 보도본부장 ▲1991년 특임본부장, 방송총본부장 ▲1995년 민자당 입당, 서울 중구지구당 위원장 ▲1996년 제 15대 국회의원 당선 ▲2002년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대책위원 ▲2003년 서울 중구 지구당 위원장
= 문제 프로그램
○ KBS 뉴스9 / 1986~91
앵커: 박성범 보도본부장
= 내용
박성범 전 의원은 KBS 9뉴스 앵커를 맡은 86년부터 ‘땡전뉴스’에 이은 ‘땡노뉴스’로 신군부에 적극 부역했다. 박 전의원은 87년 6월 항쟁 당시 9시뉴스에서 “야권에서 주도하는 집회가 사회 불안과 치안질서를 문란 시킬 우려가 있다”고 사실을 왜곡했다.
반면 노태우 씨가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자 “평화적 정부이양이라는 우리 헌정사의 첫 걸음” “단임 의지를 거듭 천명해온 전두환 대통령의 약속이 확인되는 정치적 절차이며 전두환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 현실화되는, 우리나라 정치발전의 한 순간”이라고 극찬해 마지않았다.
특히 박 전 의원은 89년 민주화 열기 속에서 제작된 <광주를 말한다> 방송과 관련해 “(방송하면) 한국사회는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이며 군을 자극시켜 또 다른 사태가 야기될 수 있으며, 자신이 본부장에서 물러나기 전에는 광주 프로를 방송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사표를 제출하기까지 했다.
**강인섭 의원(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서울 은평구갑 출마 예정)**
▲1963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입사 ▲1969 한국문인협회 이사 ▲1972~1978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 ▲1978~1981 동아일보 워싱턴특파원 ▲1984~1988 동아일보 논설위원 ▲1986~1988 관훈클럽 총무 ▲1988~1990 통일민주당 부총재 ▲1992~1996 제14대 국회의원(전국 민주자유당·신한국당) ▲1996~1997/02 신한국당 서울은평갑지구당 위원장 ▲1997/03~1997/07 대통령비서설 정무수석비서관 ▲1998/02 한나라당 서울은평갑지구당 위원장 ▲2000/05~현재 제16대 국회의원(서울 은평갑, 한나라당)
= 문제 기사
<연합사 소속 한국군 병력 위컴, 데모진압동원 동의>(80.5.23)
<미, 전두환 장군을 지지 안보가 정치자유 우선/美지 보도>(80.8.9)
<미, 전두환장군 지지>(80.8.23)
※ 80년 당시 언론 외신면은 대부분 해외 언론과 유력한 외국 정치인들이 전두환씨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권 인수의 정당성이 부족했던 7월과 8월에는 외국에서 전씨의 ‘지도력을 인정해 주고 있다’거나 ‘한국의 지금 상황은 사회를 안정시킬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식의 보도가 대부분이다.
특히 미국에서 발행되는 언론사나, 미국 정계에서 전씨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지도 민감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미국이 전씨를 지지하기로 결정하자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전씨의 집권에 힘을 실어주었다.
= 내용
강인섭 의원은 지난 1980년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 당시 강 의원은 <연합사 소속 한국군 병력 위컴, 데모진압동원 동의>(80.5.23), <미, 전두환 장군을 지지 안보가 정치자유 우선/美지 보도>(80.8.9), <미, 전두환장군 지지>(80.8.23) 등에서 미국 언론을 인용해 미국이 신군부를 인정한다는 내용을 기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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