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대표의 퇴진, 탄핵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던 민주당 설훈 의원이 29일 탈당과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추미애 의원이 단독 선대위원장이 됐지만 조순형 대표 등 지도부가 탄핵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지 않는 한 민주당 지지율을 반등을 기대키 어렵다는 이유에서라는 것이 탈당하는 설 의원의 변이다. 추미애 선대위원장 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헤쳐나가야 가시밭길이 험난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 대표 퇴진 없는 선대위 수락으로 민주당 회생시킬 수 없어" **
설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의 제 충정과 결단이 민주당을 위해 쓰여지기를 바라며, 민주당의 일은 남은 분들의 몫으로 돌리고 저는 잠시 물러나 국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탈당과 17대 총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설 의원은 "비통하게도 당원과 국민의 일대쇄신 요구는 협상테이블에 가득한 아집과 이기주의에 묻혀버렸고 누구도 국민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다"며 "결국 저에게 탈당할 것을 강요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22일 설 의원이 단식에 들어가며 요구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가결시킨 1백93명 국회의원의 분명한 사과와 민주당 지도부 즉각 총사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의 즉각적인 철회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등 세가지였다. 민주당은 28일 추미애 의원이 선대위원직을 수락함에따라 내분이 봉합됐지만 그 과정에서 설 의원이 요구한 세가지 중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 의원은 이에 "국민의 뜻을 거스른 탄핵안 가결을 또 다시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최소한 조순형 대표의 퇴진도 없이 고작 남은 공천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은 결코 민주당을 회생시키는 일이 아니다"며 조 대표의 퇴진 없이 선대위원장을 수락한 추 의원을 비난하기도 했다.
***"추 의원 중심으로 단합해야 하나 큰 기대는 않는다" **
당초 설 의원은 조 대표의 사퇴시한을 27일 정오까지로 정하며 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27일 장성민 청년위원장과 당직자들이 설 의원을 찾아 탈당 연기를 요청했고 설 의원은 29일 오전까지로 시한을 연기했다.
28일 선대위원장을 수락한 후 추미애 의원도 설 의원을 찾아 탈당을 만류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설 의원은 추미애 단독 선대위원장 체제에서 선대본부장 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었다.
설 의원은 이와 관련, "추 의원이 찾아와 탈당을 안할 수 없겠냐고 했지만 나는 민주당 지지도를 추락시킨 장본인인 조 대표가 지도부로 있는 한 잘못된 정당이란 국민적 이미지를 떨칠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그나마 추 의원을 중심으로 단합하고 재공천이나 전국구 공천 등을 잘해나가야 한다"며 남아있는 의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지만, 민주당의 앞날에 대해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잘 될 것 같지는 않다"며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설 의원은 "탈당하는 마당에 민주당에 해가 될 수 있는 일은 극도로 자제하고 싶어 혼자 탈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단식을 시작할 당시 설 의원은 '새로운 결사체'를 계획하며 분당까지 예고했지만 같이하리라 생각했던 정범구 의원 등이 '죽어도 당에서 죽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한화갑 전대표마저 '탈당은 없다'며 내분 중재에 나서 '세결집'은 쉽지 않았다.
설 의원은 "정치를 당분간 쉬겠다"고 밝혔지만 총선후 예상되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며 여지를 남겻다. 설 의원은 총선후 결과에 따라 복당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을 탈당했는데 무슨 여지가 있나"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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