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趙-秋 대립'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파국으로 치닫는 '趙-秋 대립'

秋 거듭된 퇴진 요구에 趙 요지부동

민주당의 '조-추 대립'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저녁 추미애 의원은 그동안의 '한-민공조'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조순형 대표에 대해 구당(求黨) 차원에서 한-민공조의 책임을 지고 명예로운 퇴진을 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설훈 의원등이 탈당 시한으로 못박은 27일 오전까지 조 대표측은 '사퇴불가'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 秋 "한-민 공조로 민주당 정체성 상실" **

26일 저녁, 며칠간의 침묵을 깨고 당사에 나타난 추 의원은 "민주당을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우선 큰 충격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의 절을 올리고 말씀을 시작하겠다"며 허리를 숙여 절을 했다.

추 의원은 "한-민공조에 대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한-민공조로 인한 민주당의 방향성 상실로 심한 상처를 입은 지지자와 당직자 여러분들께 당을 잘못 이끈 책임이 있는 사람의 하나로 크게 사죄를 올린다"며 그동안의 한-민 공조에 대해 반성했다. 추 의원은 이어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수단이 한-민공조였다는 데 대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탄핵의 정당성에 대한 사과냐, 잘못된 절차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에는 "논쟁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이시간 이후 따로 말씀 드리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선대위원장이 되면 탄핵을 철회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도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피했다.

*** "민주당 정체성 회복에는 대표의 사퇴가 쉬운 해답" **

추 의원은 한-민 공조에 책임을 지고 사죄하는 '씻김굿'의 한 형태로 조순형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추 의원은 "대통령이 탄핵의 절차로서 심판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날 때까지 직무정지가 돼 있으니 대표님도 헌재에 탄핵안 가결의 정당성 판단을 맡기고 스스로 대표직을 직무정지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민주당의 정체성 회복에 대표의 사퇴가 쉬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조 대표에게는 명예퇴진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추 의원은 이어 "민주당의 정체성을 실종시킨 책임이 있는 분들에게 직접 책임을 묻고 지지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라고 덧붙임으로써 조 대표의 퇴진후 한-민 공조를 주도해 온 당권파들에게 공천 박탈 등의 형태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을 분명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최후통첩의 성격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추 의원은 "꿈에라도 탈당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답한 뒤, "대표를 둘러싸고 탄핵을 압박하고 당을 정체성 상실 지경으로 몰아간 분들에게 내 의사가 전해져서 상황인식을 촉구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해 당권파 축출후 당을 재건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의원은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 "나에게 진실함과 정의로움에 대한 열정을 빼면 뭐가 있겠냐"며 "나에게 무엇을 맡긴다 한들 주저하겠으며 해낼 용기가 없겠냐"고 수락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추 의원은 "선대위원장은 누가 맡더라도 좋지만 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국면에서 최소한의 첫걸음을 떼는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고 부연해 조 대표의 사퇴 결단을 선대위 수락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날 추 의원은 검은 투피스 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다소 침울해 보였다. 회견장에 들어설 때부터 추 의원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으나 기자회견을 하는 중에는 시종 낮고 느린 목소리로 감정표현을 자제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 당권파, "秋 주장은 민주당을 모독하고 왜곡하는 행위" **

추 의원의 퇴진 요구에 조 대표 및 당권파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추 의원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조 대표의 최측근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유로 책도 한 권 쓸 수 있다던 분이 정정당당하게 탄핵의 정당성을 밝히진 못할망정 이제와서 무릎을 꿇는 것은 비굴한 행동"이라며 추 의원을 비난했다.

추 의원이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열어뒀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미사여구 써봤자 어차피 물러나라는 얘기 아니냐"고 반박한 뒤 "그러나 당장 민주당이 총선에서 몇 석을 얻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소신있게 한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승희 대변인도 즉각 논평을 내 "추 의원의 기자회견은 민주당을 스스로 모독하고 왜곡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한민공조를 말한다면 탄핵소추안 작성에 어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추 의원이야말로 당사자다. 이에 추 의원은 이에 위선적 가면을 벗고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며 추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변인은 "논평을 내기 전 조 대표의 승인을 받았고 조 대표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조-추 갈등으로 가시화된 민주당의 균열은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당내에서는 총선을 치룰수 있을지 여부마저도 불투명해졌다는 개탄음이 쏟아져나오고 있. 농성 3일째에 접어든 민주당 당직자들은 현 상황을 "민주당 50년 역사의 최대 위기"라 평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