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정확히 20일 앞둔 26일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와 박세일 교수를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고, 본격적인 총선 운동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당내인사와 외부인사를 각 5명씩으로 하는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세일 교수)도 구성하면서, 박세일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에 경제정책 전문가를 대대적으로 수혈하겠다고 선언했다.
당 면모 일신과 경제정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총선 전략인 것이다.
***"박근혜와 박정희는 별개"**
총선을 20일 앞두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이날 열린 한나라당 운영위원회는 50명의 운영위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27명이 참여해, 당초 회의에 필요한 성원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예상보다 참여율이 높았던 것은 선대위와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 중요 안건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20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중앙당 차원의 전략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의미가 더 강하다. 이날 운영위에 참여한 운영위원들은 한결같이 "지역에서 힘들다"고 토로하며 지지율 반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한 원외 운영위원은 박근혜 대표가 선출된 뒤 열린우리당 등에서 '역사의 회귀'라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 "박정희 전대통령과 박근혜 대표는 전혀 별개"라며 박 대표와 박 전대통령과의 이미지 분리를 제안했다. 그는 "박 대표를 향해 박 전대통령, 군사 정권, 독재 등과 관련시킨 공격이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이 문제가 잘못 전개되면 수도권의 40대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도 유신 시대와 싸운 투사들이 있다"며 "박 전대통령에 대해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박 전대통령에 맞서 싸운 사람에 대해서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박 대표가 박 전대통령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공격받을 경우 지지율 상승에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 이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5ㆍ6공 세력과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 등이 혼재해있는 한나라당 내에서의 적전분열을 사전 차단하고자한 의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3공 회귀라는 주장은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각 시대마다 다해야 할 사명이 있고,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그 역사를 받아들여서 잘된 것은 계승하고 부정적인 것은 과감히 고치면 될 일"이라고 여권의 공세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광근 위원은 "이제 1당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같지만 1당독재는 막아야 한다"며 "의석 확보를 위해 너무 강하게 전선을 형성하기 보다는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읍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박 대표 중심의 이미지 전략을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는 "천막 당사에 큰 차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고급승용차를 몰고다니는 당직자들의 신중한 처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전략통 윤여준 역할 주목**
이날 선대본부장에는 이상득 사무총장과 김형오 의원이 공동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 두 의원이 각각 포항과 부산이 지역구여서, 불출마를 선언한 '전략통'인 윤여준 의원을 상임선대위부본부장으로 임명해 사실상 선거운동을 주도토록 했다.
한나라당은 지역별 선대위도 구성, 맹형규(서울), 김진재(부산), 강재섭(대구), 최연희(강원), 강창희(충청), 이상득(경북), 이강두(경남), 현경대(제주) 의원과 이환의(광주), 전석홍(전남) 위원장을 각각 해당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경기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남경필 의원에 대해서는 이날 운영위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의 반발이 있었다. 몇몇 운영위원들은 "남 의원의 이미지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별로 좋지 않다", "넓은 경기 지역을 혼자 맡는 것은 무리"라는 이유를 들어 논란을 벌였고, 이에 인천 및 충북지역 선대위 추가여부와 함께 박 대표에게 결정을 일임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김광원, 남경필, 이연숙, 이윤성 의원, 양경자 전 의원,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 교수, 엄영석 한국경제전략연구원장, 김주영 변호사, 차광은 포천중문의과대 부총장을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에 임명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은 박세일 선대위원장이 겸하도록 했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이날 이성헌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선대위 출범에 따라 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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