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사태가 악화기로를 걷고 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의원은 25일 심야회동을 갖고 접점을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6일로 예정된 선대위 출범을 장점 연기했다.
*** 秋 "나를 믿고 도와달라" 趙 "사퇴는 명분없다" **
26일 심야 회동은 추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추 의원이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하고 당 내분이 격화된 이후 처음 갖는 회동이었다.
오후 11시께에 조 대표를 만난 추 의원 "나를 믿고 도와달라"며 조 대표의 사퇴와 개혁공천에 대한 전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조 대표는 "대통령 탄핵소추를 주도한 내가 대표직에서 사퇴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사퇴를 거부해 심야회동은 성과없이 끝났다. 조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가 자신이 사퇴하면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비쳐질까봐 염려하시는 것 같다"며 조 대표의 강경한 태도의 배경을 설명했다.
추 의원측은 회동후 "조 대표와는 근본적으로 상황인식이 다른 것 같다"는 실망감을 표했다.
*** 선대위 출범 잠정 연기 **
조 대표는 이에 앞서 유용태 원내대표, 김성재 총선기획단장, 김경재, 김종인 전 상임중앙위원 등은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26일 오후로 예정된 선대위 출범식을 일단 연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예정대로 선대위 출범을 강행할 경우 당 내부 균열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쇄신파 의원을 비롯해 공천자, 당직자들까지 조 대표 위원장 체제의 선대위 구성에 반기를 들고 나선 사실상의 아노미 상태다.
회의후 김성재 총선기획단장은 "사무처 당직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볼썽 사나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선대위 출범은 한 템포 늦출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이승희 대변인은 "당직자들의 농성으로 선대위 출범은 연기할 수밖에 없고 후보 등록을 해야하기 때문에 29일까지 선대위가 출범하지 못하면 공천장을 개별교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강운태 "대표가 자리에 연연하시는 분 아니지 않나" **
선대위 출범이 또다시 잠정 연기된 민주당에는 20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과연 치를 수 있겠느냐는 위기감이 강하게 감돌고 있다.
사표를 일괄 제출한 당직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당사 1층 로비에서는 "또 다른 분열로 민주당이 죽는 것을 보고 있을수 없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공천 반납까지 검토하고 있는 임창열 전지사 등 수도권 공천자들도 당사 대표실 주변에서 조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선거운동이 무슨 의미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수도권 공천자들 사이에서는 "동교동을 찾아가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읍소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조 대표는 '퇴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당사를 찾은 강운태 전사무총장은 "대표가 원래 자리에 연연하시는 분은 아니지 않냐"며 "대표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조 대표 퇴진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조 대표의 퇴진 여부는 금명간 결론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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