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자사 제품인 레조 LPG 승용차 16만여대를 리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부 신문이 이번 결정을 GM대우측의 ‘자발적인 리콜’로 보도해 눈총을 받고 있다.
GM대우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레조 LPG승용차 16만 3,977대의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은 주행 중 엔진오일이 연소되면서 급격히 소모돼 심한 경우 엔진이 파손되는 제작 결함 때문에 취해졌다. 리콜 대상은 지난 99년 12월 27일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제작된 차량이다.
이같은 사실은 GM대우의 공식 보도자료에 앞서 국민일보가 16일자에 보도했고, 17일자에는 대부분의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등이 보도에 가세했다.
***GM대우, 강제명령 전 리콜**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신문은 이번 리콜 결정이 마치 GM대우측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처럼 보도했다. 일부 신문은 GM대우측이 리콜을 결정하면서 이미 자비로 수리한 소비자들은 보상에서 제외했다는 부분도 생략 보도했다.
실제로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경제지들은 17일자에서 건설교통부 제작결함 심사평가위원회가 사실상 강제리콜을 결정하려 하자 GM대우측이 먼저 리콜을 결정한 배경은 설명하지 않고 기사 머리에서 ‘자발적 리콜’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또, 경향 동아 문화 서울 세계 등의 신문은 이번 리콜과정에서 GM대우측이 사전에 자비로 수리를 마친 소비자들을 보상에서 제외해 말썽이 일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기자들은 “그러한 문제점이 있었는지 사전에 알지 못해 누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시민단체측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 강동윤 실장은 “GM대우측과 같은 날 보도자료를 냈음에도 일부 신문은 이를 주목하지 않았다”며 “더군다나 소비자들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신문들은 이 사실조차 작게 취급하는 무성의함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언론, 지난해부터 외면 일색”**
신문이 레조 차량의 결함에 대해 침묵한 것은 이번 뿐 만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은 지난해 초 레조의 엔진에 결함이 있다는 소비자들의 제보를 받고 SBS 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었다.
강 실장은 “당시에도 GM대우측은 이같은 사실을 계속 부인했고, 이에 따라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엔진에 결함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6월 13일자로 건교부에 건의서를 제출했다”며 “당시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언론사에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8월쯤 KBS <추척60분> 제작팀이 관심을 가진 것 이외에 특히 신문사들은 외면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신문사 전 산업부 기자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생명과 기업의 막대한 손해 가운데에서 손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여기에는 GM대우가 꽤 큰 광고주라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M대우는 19일에도 시민단체들이 줄곧 문제를 제기해온 마티즈 1, 2 시리즈에 대해서도 리콜을 하기로 결정했다.
***GM대우, 대규모 신차발표 예정**
한편, GM대우는 오는 23일과 24일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중앙의 신문, 방송, 전문지 기자들을 초청해 대규모 신차 발표회를 갖는다.
GM대우측은 현재까지 신청한 언론사는 모두 60여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발표회는 GM대우측이 참가 기자들의 1박 2일 호텔 숙식비와 항공료 모두를 전액 부담할 계획이어서 언론계에 또다시 ‘공짜취재’ 논란이 일 전망이다.
GM대우측은 25일과 26일에도 지역의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같은 장소에서 신차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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