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강금실 법무부장관의 '탄핵 취하' 발언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격분했다. '한낱 법무부 장관', '대표적 노빠장관' 등 강 장관을 일컽는 표현도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탄핵역풍을 맞아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양당에 강 장관의 발언이 불을 댕긴 격이다.
*** 강금실, "17대 국회서 탄핵소추 취하가 가능한지 검토 필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세 대상은 강 장관이 15일 법조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 중에 한 "개인적으로 탄핵소추 취하가 가장 적절한 상황해결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이다. 강 장관은 "총선이 끝나고 새 국회가 구성된 뒤 전임 국회가 결정한 것을 취하하는 게 가능한지 여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또 "헌법재판소법상 탄핵심판은 형사재판 절차를 따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검사가 공소를 취하할 수 있는 것 처럼 탄핵안을 낸 국회가 소추안을 취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 한나라 "한낱 법무부 장관이 이러쿵저러쿵 시비걸어" **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16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강 장관의 발언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홍 총무는 이어 "이처럼 입에 담을 수 없는 언행이 계속되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한나라당 배용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강금실 법무장관이 국회의 탄핵안 의결을 비난한 것은 본분을 망각한 경거망동"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3권분립 헌법정신에 따라 입법부가 위법행위를 저지른 행정부 수장 대통령에 대해 탄핵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 한낱 법무장관이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다니 어불성설"이라며 강 장관을 공격했다.
배 대변인은 특히 "강 법무는 법질서를 지키는 주무장관으로서 노 대통령의 위법행위를 눈뜨고 방조한 책임이 적지 않은 사람 아니냐"며 강 장관의 그간 행적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 민주, "선관위 조사 요청, 법사위 취조"**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좀 더 민감했다. 민주당은 강 장관을 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에 고발하는 한편, 국회 법사위를 열어 강 장관을 취조하는 등 강 장관을 압박하기 위한 전방위 공세에 착수했다.
민주당 상임중앙위회의에 참석한 조순형 대표는 "이러한 발언을 공공연히 하는 강 장관을 묵과할 수 없다"며 "법사위를 열어 취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탄핵안은 형사소송을 취하하는 것처럼 간단히 취하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강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이어 "법무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금슬을 그런식으로 보이는 것은 장관으로서 자질을 훼손하는 일이고 노 대통령과 강 장관 양자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김성재 총선기획단장도 "표를 한쪽으로 몰아줘서 다수당을 만든 다음 탄핵안을 탄핵하자는 의도로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이라며 "강 장관의 발언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15일에는 강 장관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마자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 "국민에게 대표적인 '노빠장관'가운데 한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 강장관이 본분을 망각한 채 정치적인 발언을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 장관의 '자중자애'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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