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언론계를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 의제를 선정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한편으로 이를 각 정당에 제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KBS는 오는 7일 <취재파일 4321>(일요일 저녁 9시30분)을 통해 KBS가 자체 선정한 ‘10대 유권자 의제’를 방영한다. KBS는 방송에서 이날 유권자 의제 선정과정과 결과를 공개하고, 각 의제에 대한 세부 검증항목과 정당들의 답변에 대한 분석결과 등을 내보낼 예정이다. KBS는 또 <취재파일 4321>의 방영 이전인 1시 20분부터 5시간 동안 유권자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정책을 제시하는 대토론회도 가질 계획이다.
KBS가 선정한 유권자 의제는 △실업문제 해결 △저소득층 빈곤문제 해결 △경기활성화 방안 △사교육비 절감 △장애인 복지 △식품안전 대책 △치안 및 안전사고 예방 △정치제도 개혁 △공직자의 부정부패 해소 △수질 및 대기오염 대책 등이다.
이에 앞서 KBS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국정책학회, 시민단체로 구성된 유권자의제 선정위원회의 자문을 거쳤으며, 구체적인 항목 선정을 위해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였다.
KBS의 이번 시도는 정치권이 생산해낸 정쟁 등의 의제만을 쫓아가던 보도관행을 탈피해 언론이 유권자들이 원하는 의제를 발굴, 이를 중심으로 정치권이 경쟁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선거관련 보도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책임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최병찬 부장은 “이번 선거는 정당명부제가 도입됨에 따라 국민들이 각 정당의 정책을 명확히 알아야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시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의 언론보도는 후보자 중심으로 흐르고 있어 이를 보완하는 한편 보도관행 또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또 “총선이 임박하면 유권자 의제를 바탕으로 한차례 더 대토론회를 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오는 9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보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이를 위해 현재 전국의 남녀 2천5백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의 주요 내용은 △정당명부제에 대한 인지도 △총선보도가 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 △언론 구독, 시청 현황 등 모두 18개 문항이다. 언론노조는 또, 이날 자체적으로 마련한 총선보도 준칙 모범안도 발표한다.
이정호 신문정책국장은 “정책선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권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언론의 보도관행부터 변화해야 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는 별도의 자료집 형태로 묶어 각 언론사에 전달하고 좋은 ‘약’으로 활용토록 독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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