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전날 관훈토론회까지만 해도 의원직에 강력한 집착을 보였던 하루만의 변화다. 당 안팎의 거센 비난여론의 결과다.
***최병렬 불출마, 홍사덕 다른 지역으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김문수)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공천심사회의를 갖고 최병렬 대표의 총선 불출마를 권고키로 결정했다.
공천심사위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거취를 공천심사위에 맡긴다는 뜻을 존중해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백의종군하며 국민의 여망에 따라 재창당 수준의 당 개혁에 전념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문수 위원장은 "공천심사위는 향후 공천심사에 있어 부패청산과 세대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아 나라와 당을 살리는 데 진력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공심위 한 관계자는 '지역구 불출마가 비례대표 출마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백의종군의 뜻을 잘 새겨달라"고 말해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결정한 것임을 시사했다.
공심위는 또 홍사덕 원내총무에 대해서도 "강남을 지역구를 떠나 당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출마해 솔선수범할 것을 결정했다"고 전략지역 출마를 권고할 것임을 시사했다.
***불출마 선언 배경**
최병렬 대표는 이에 앞서 17일 관훈토론회에서 "나는 계보가 없는 사람인데, 국회의원을 안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당을 이끌겠냐"고 출마 의지가 확고함을 내비쳤지만, 이날 동시에 "나의 거취는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만큼 공심위 결정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최 대표의 태도 변화는 관훈토론회에서 제시한 당의 위기타개책에 소장파들은 물론이고 중진의원들까지도 반발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일 태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최대표의 관훈토론회를 본 소장파 의원 20여명은 18일 모임을 갖고 지도부를 상대로 한 2단계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으며, 당내 중진 모임인 한백회(회장 유흥수)도 17일 저녁에 모여 지도부를 성토하며 18일 모종의 집단행동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17일 밤 분위기는 대단히 삼엄했다.
이에 최 대표는 17일 저녁 김문수 위원장 등 일부 측근 의원들과 자리를 같이 하고 당내 수습책을 논의했고, 결국 이 자리에서 최 대표가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김문수 위원장이 권고하는 형식으로 불출마하게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 대표의 불출마와 홍 총무의 지역구 이동으로 그간 당 지도부의 '자기희생적 결단'을 요구했던 소장파들의 행동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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