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물갈이' 요구에도 한나라당 영남서 강세

[중앙 영호남 여론조사] 영남 65곳중 61곳 우세

각 정당이 '텃밭'으로 여겨온 영,호남에서도 '현역 물갈이' 요구가 거센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영-호남 1만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남에서는 지역구 현역의원 90% 이상을, 호남에서는 80% 이상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당지지도는 영남의 경우 한나라당이 우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뒤를 쫒는 형국이나 65개 지역구 가운데 61곳에서 한나라당이 우세로 나타나고, 호남에서는 전북은 열린우리당, 전남은 민주당이 우세로 조사됐다.

*** '물갈이' 요구, 영남 90%, 호남 80% 이상 **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은 지난 1월26일부터 2월1일까지 영-호남의 94개 지역구별로 성인남녀 1백명씩 모두 9천4백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9.8%포인트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산.대구를 비롯한 영남에선 지역구 의원 65명 가운데 60명(92.3%), 광주를 포함한 호남에선 지역구 의원 29명 중 25명(86.2%)에 대해 '바꿔야 한다'가 '다시 뽑혀야 한다'는 응답보다 많이 나왔다.

현역의원들의 의정.지역구 활동에 대해서도 영-호남 지역구 의원 94명 중 53명(56.4%)에 대해 '잘했다'보다 '잘못했다'는 평가가 더 많이 나왔다.

현역의원 교체 요구는 그보다 더 커 '잘못했다'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더 많이 받은 의원들 41명 가운데에서도 32명이 교체희망 대상에 포함됐다.

'물갈이' 대상에서 빠진 의원은 통틀어 9명에 불과했다.

영남에선 무소속의 정몽준(울산 동)의원과 한나라당 이강두(함양.거창), 임인배(김천), 이방호(사천), 이병석(포항북)의원 순으로 재지지율이 높았다. 호남에서는 열린우리당 정세균(무주.진안.장수.), 민주당 이낙연(함평.영광), 김효석(담양.곡성.장성), 열린우리당 정동영(전주 덕진)의원 순으로 재지지율이 높았다.

***영남은 아직 한나라 강세**

영남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이전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으나 아직까지 한나라당이 절대우세로 조사됐다.

'정당만 보고 투표할 경우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며 영.호남의 지역구별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한나라당은 영남 65개 지역 중 61개 지역에서 우세를 보였다.

'정당만을 보고 투표할 경우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가'라고 물었더니 영남 51개 지역에선 한나라당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서 '확실 우세'로 분류됐고 10개 지역에선 오차범위내의 '경합 우세'(10%포인트 미만)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산 영도와 경남 김해에서는 열린우리당이 5~6%포인트의 차이로 한나라당에 앞서기도 했다.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의 울산 북구에서는 민주노동당 정당지지도가 한나라당을 10%포인트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어, 창당 4주년만에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전남은 민주, 전북은 우리, 광주는 팽팽**

호남의 경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15개, 13개 지역에서 앞서는 팽팽한 대립구도를 보였다. 전남에선 민주당(우세 11곳), 전북에선 열린우리당(우세 9곳)이 강세를 보여 호남이 남북으로 갈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광주(민주당 우세 3, 열린우리당 우세 2)에선 양당이 접전을 벌였고, 특히 광주 동구에서는 양당의 지지율이 똑같아 양당의 광주 쟁탈전이 더욱 격화될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