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전대표가 30일 "한,두달 전 열린우리당 김원기 고문으로부터 탈당후 통합을 제의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며 자신을 상대로 한 경선자금 수사가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을 재차 폈다. 이에 민주당은 확대간부회의,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한화갑 죽이기로 시작한 정권의 호남 죽이기, 민주당 죽이기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한 전대표의 검찰출두를 저지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양당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화갑, "김원기 고문이 탈당 종용" **
한화갑 전대표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30일 저녁, 민주당은 한 전대표를 겨냥한 검찰수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 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확대간부회의, 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었다.
전날 모장관의 회유설을 주장했던 한 전대표는 회의도중 "한두달 전쯤 열린우리당 김원기 고문이 현역의원을 보내 '탈당해 교섭단체를 만든 뒤 우리와 통합하자'고 제의해 왔다"는 사실을 밝혀 회의 분위기를 한층 격앙시켰다. 한 전대표는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나를 어떻게 보고 이런 공작정치를 하느냐'며 화를 내고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한 전대표는 "지난 몇 달간은 치욕의 나날이었다. 나를 동서남북으로 들었다 놓았다 했다"고 말해 여권의 회유작업이 집요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대표는 이어 "이 카드를 가지고 협박해 왔는데 이번 일이 밝혀져 완전한 해방감이 든다"며 심경을 밝혔다.
한 전대표의 말을 전한 김영환 대변인은 "'이 카드'란 경선자금 문제를 두고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대표의 말에 따르자면 여권이 한 전대표의 탈당을 회유하기 위해 불법 경선자금 수수 사실을 약점삼아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29일, 한 전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민주당 심야 상임중앙위원회에 참석해 "며칠전 모 장관이 집으로 찾아와 대통령의 뜻이라며 열린우리당과 함께하자"며 탈당을 종용받은 사실을 밝혔다.
한 전대표는 탈당을 회유한 의원과 장관의 실명을 밝히기를 꺼렸지만 민주당은 한 전대표를 만난 현직장관 해임 건의안을 2월 국회에 제출키로 결정, 한 전대표의 주장의 실체는 조만간 밝혀질 전망이다.
***김원기, "사실무근, 실명을 밝혀라" **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원기 고문 등 여권에서는 이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한 전대표가 실명을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민주당이 허위 날조로 호남 민심을 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원기 고문은 "민주당과 헤어진 후 단 한번도 (한 의원과) 만난 적도, 누구를 보낸 적도 없다. 한 의원은 자리를 옮길 때마다 말이 달라 모두가 만나는 것 자체에 겁을 낸다. 궁지에 몰린 한 의원이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해당 의원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한 의원은 "이런 미친 XX..."라고 김원기 고문을 강력비난했다.
평소 한 전대표와의 친분으로 탈당을 회유한 장관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던 김화중 보건장관 역시 "최근 나의 출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 전 대표와 전화도 하고 만난 적도 있지만 입당을 권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화갑 의원은 "문제장관은 김화중 장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자진출두 않으면 불출석 처리, 영장청구" **
한편 민주당은 심야 회의를 통해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경선자금 수사에 착수할 때까지 한화갑 전대표의 검찰출두를 저지할 것"을 결정했다. 한 전대표는 민주당 대표실에서 30일 밤을 새웠고 한 전 대표의 구속집행을 실력 저지하겠다고 결의한 민주당 당원들도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31일 오전, 검찰 수사관들은 민주당 당사를 찾았으나 정문에서 농성 중인 당원들에 의해 현관에서부터 출입을 저지당해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에 서울지검은 "당 대표를 지낸 한 전대표 위상을 고려해 구인영장 집행은 하지 않을 것이며 본인의사 확인후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불출석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피의자의 출석 거부 등을 입증하는 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월1일 0시부터는 임시국회 기간으로 현역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이 적용돼 한 전대표의 신병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에 불붙은 '한화갑 전쟁'은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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